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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희와 팬클럽 '지희 사랑'의 아름다운 인연

기사입력 2014. 11. 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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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스포츠(경기도 용인)=최웅선 기자] “준우승은 필요 없다. 오직 우승만 원할 뿐이다. 그러나 후회되지 않는 경기, 내 자신에게 만족하는 경기를 하겠다.”

김지희(20 대방건설)는 2일 경기도 용인의 레이크힐스 용인CC에서 열린 KLPGA투어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최종라운드에 나서기 전 생애 첫 승에 대한 간절함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러나 그토록 바라던 우승은 이번에도 오지 않았다.

김지희는 열여섯 살에 국가대표로 발탁돼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골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리고 2012년 KLPGA투어에 데뷔해 신인상을 수상한 기대주다. 순탄한 투어생활이었고 생애 첫 우승도 곧 이루어질 것으로 굳게 믿었다. 하지만 주변의 기대와 달리 3년차가 되어도 우승이 없다. 손에 잡힐 듯 하던 우승은 한 줌의 모래가 되어 손아귀를 빠져 나갔고, 자신감은 풍선에서 바람이 빠지듯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견디기 힘든 시간이 계속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퍼팅 입스까지 찾아왔다. 김지희는 “버디 찬스가 와도 몸이 안 따라 줬다”며 “퍼트를 하기 전 ‘홀을 지나가면 어떡하지?‘라는 걱정부터 했다. 그러다 보니 점점 자신감을 잃어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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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마친 후 팬클럽 '지희 사랑' 회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김지희. 용인=윤영덕 기자


선두권에 있다 가도 말도 안 되는 짧은 퍼트를 빼는 일이 잦아지면서 김지희는 스스로 추락했다.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고 마음의 병은 식욕까지 떨어 뜨렸다. 살은 빠지고 체력까지 바닥나기 시작했다.

좌절하고 있을 때 김지희의 팬클럽인 ‘지희 사랑’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큰 힘을 줬다. 김지희는 “퍼팅 입스가 왔을 때 이대로 선수 생활이 끝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에 울면서 뜬 눈으로 밤을 샌 적이 많았다”며 “실의에 빠져 있을 때 팬들이 항상 옆에서 희망과 용기를 줬다”고 팬클럽 ‘지희 사랑’에 고마움을 전했다.

팬클럽은 김지희에게 헌신적이었다. 떨어진 식욕을 돋우기 위해 맛있는 음식을 해다 주었고, 심지어 체력 회복을 위해 산삼까지 구해왔다. 매 경기 대회장을 찾아 응원한 것은 물론이다. ‘지희 사랑’은 김지희를 단순히 좋아하는 선수가 아닌, 부모 된 심정으로 아끼고 보살폈다.

이날 김지희는 18번홀에서 13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공동 7위를 기록했다. 경기 후 김지희는 “아쉽지만 후회되지 않는 경기, 내 자신에게 만족하는 경기를 펼쳤다.18홀 동안 긴장하지 않고 즐기면서 경기했다는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희 사랑은 팬클럽이 아닌 내 가족”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 홀 버디 퍼트로 지희 사랑 팬클럽 회원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지희 사랑의 한 회원은 “골프가 좋아 갤러리로 대회장을 다니면서 김지희 프로를 우연히 알게 됐는데 인성이 잘 갖춰진 보기 드문 선수”라며 “선수가 아닌 큰 딸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스타급 선수들에게는 팬클럽이 있고 많은 팬들이 대회장을 찾아 응원한다. 그러나 김지희는 우승을 한 적도, 매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선수도 아니다. 이런 선수에게도 힘이 되어주는 팬클럽이 있다는 사실은 KLPGA투어를 더욱 훈훈하게 만든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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