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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 집중분석①] 유아인은 어떻게 대세가 됐나

기사입력 2015. 10. 0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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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김은주 기자] 올해 가장 화제를 모으는 한국영화는 ‘베테랑’일 것이다. ‘암살’과 더불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쌍천만 영화로서 1331만(3일 기준 영화진흥위원회)까지 올라가며 역대 흥행 3위 자리를 6년간 지켰던 외화 ‘아바타’를 끌어내렸다. ‘베테랑’ 속 황정민의 능청스러운 형사 연기는 예상대로였다. 황정민의 연기 축을 세워준 인물은 유아인이었다. 유아인이 표현한 조태오의 악행들은 ‘베테랑’을 끝까지 끌고 간 힘이 됐다. ‘베테랑’에 이어 주목받고 있는 한국영화는 ‘사도’. 영화 ‘괴물’과 ‘변호인’까지 1000만 기록을 두 번이나 획득한 송강호의 영조 연기는 농익었다. 그에 맞선 유아인의 사도세자 연기는 영조에게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 스크린 연속 성공으로 연기력을 입증한 유아인은 ‘대세 배우’라는 별명을 얻었다.

유아인은 대기만성 스타다.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연기자로 발을 들인 뒤 2003년부터 방영된 드라마 ‘반올림’으로 데뷔했다. 올해 연기 경력 13년차인 ‘베테랑 배우’다. 연기를 준비하면서 고등학생보다 배우라는 직업에 더 끌렸던 유아인은 고등학교를 자퇴했다. 이후 검정고시로 대학 문을 밟았다. 형식보다 소신이 중요했던 그였다. 뚜렷한 주관, 솔직한 발언, 독특한 기운 등은 데뷔 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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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아인. 사진=송재원 기자]


드라마 ‘반올림’을 마친 유아인은 어떤 연기자로 살 것인지 고민하면서 방황의 시기를 보냈다. 그러다가 영화로 영역을 확장했다. 이 곱상한 외모의 예비 스타는 여느 청춘 배우가 걸어온 길을 가지 않았다. 2007년 인디 감성이 담긴 ‘좋지 아니한가’로 스크린 데뷔를 한 뒤 저예산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를 선택했다. 중요한 건 영화의 규모가 아닌 작품이 주는 매력과 캐릭터에 있다고 믿었기 때문. 당시 유아인은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를 통해 연기자의 기본 자세와 밑바탕을 배웠다고 고백한 바 있다. 매 작품마다 상대 배우를 배려하고 스태프를 챙기는 자세는 데뷔 초에 다져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청춘의 감성을 스크린에 녹이기 위해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를 선택했다. 117만 명 이상이 관람하면서 유아인을 더 큰 세상으로 끌고 나오게 해준 힘이 됐다. 드라마 ‘최강칠우’ 영화 ‘하늘과 바다’ ‘결혼 못하는 남자’ 등에서 같은 배우인가 싶을 정도로 매 작품마다 다양한 캐릭터를 입고 벗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연기 내공이 다져졌다. ‘결혼 못하는 남자’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지진희는 유아인의 연기 성장을 짚으며 대성할 배우라고 예견했다. 물론 ‘하늘과 바다’ 개봉 당시에는 제작자이자 장나라 부친인 주호성의 참여를 언급하며 월권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하고 싶은 말은 반드시 하는 성미이다. 당시 주호성은 유아인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면서 낯을 붉혔다.

곱상한 외모 뒤에 가려졌던 거칠고 남자다운 매력은 작품에서도 터졌다. 2010년 방송된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이 첫 신호탄이었다. 당시 유아인이 연기한 걸오 문재신 역에 대한 폭발적인 인기로 상사병에 걸린 팬들이 ‘걸오앓이’에 빠졌을 정도다. 데뷔 8년 만에 얻은 유아인의 대표작이라 부를 만했다.

대중과 만나는 지점을 발견한 것일까. ‘하늘과 바다’ 논란 이후 2년 만에 선택한 영화 ‘완득이’로 비상했다. 내면의 아픔을 가진 완득이를 완벽히 소화하며 531만 명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이때부터 유아인의 티켓 파워가 가동됐다. 이어 영화 ‘깡철이’와 드라마 ‘패션왕’ ‘장옥정 사랑에 살다’ 영화 ‘우아한 거짓말’ 등 연기 경험이 10년을 넘어가면서 농익어갔다. 그렇게 절치부심한 끝에 만난 작품이 드라마 ‘밀회’. 금기된 사랑에 눈을 뜨는 이선재의 매력은 유아인의 눈부신 성장 결과였다. 안방에 또 다시 ‘유아인 앓이’를 몰고 온 대표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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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에서 열연한 배우 유아인과 송강호. 사진=송재원 기자]


그러다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우연히 마주친 류승완 감독. 유아인은 류 감독이 우연히 꺼낸 ‘베테랑’ 시나리오에 관심을 보였다. 당시 류 감독은 술, 마약, 여자에 빠져 사는 재벌 3세 조태오 캐릭터를 여러 명의 배우들에게 제안했으나 줄줄이 퇴짜를 맞은 터라 캐릭터를 순화시켰다. 이에 유아인은 시나리오 흐름상 조태오가 악랄해야 영화가 산다며 류 감독의 초기 의도대로 써달라고 했다는 후문이다. 유아인의 제안 덕분에 ‘베테랑’의 쫄깃한 악인 조태오가 완성될 수 있었다.

‘사도’의 사도세자는 이준익 감독이 처음부터 유아인을 염두해두고 썼다. 이 감독은 ‘완득이’를 통해 내면의 강렬함을 엿봤기 때문이라고. 이에 유아인은 ‘완득이’ 이후 쏟아지는 감독들의 콜에 대해 큰 두려움이 없었다고. ‘내가 아니면 이 역은 누구도 못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유아인은 캐릭터의 범주와 이미지의 한계를 고려하지 않고 여러 작품을 통해 자신을 변주했다. 지난 12년 동안 어떤 배역이든 자신의 것으로 소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오늘의 유아인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데뷔 초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서른이 됐을 때 인간 엄홈식과 배우 유아인이 크게 다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솔직하고 냉철한 시선을 가진 연기자가 되길 원했던 유아인. 지금 그는 인생에서 가장 화려하고 치열한 청춘을 보내고 있다. 인간 엄홍식이 비칠 정도로 캐릭터마다 녹여내는 진심 어린 연기와 어떤 배역이 주어져도 소화해내는 당당한 모습에 대중은 열광하는 것이 아닐까. ‘베테랑’과 ‘사도’로 절정의 한 해를 보낸 유아인은 오는 5일부터 첫 방송되는 SBS 새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로 2015년의 대미를 장식할 준비를 마쳤다.

김은주 기자 gl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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