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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스토리 담은 주얼리로 역사를 만들어 가는 민휘아트주얼리 김민휘·정재인 작가

기사입력 2015. 12. 03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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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김슬기 기자]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하여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애국심이 강한 우리 국민들에게 역사는 민감하고도 심오한 주제다. 역사는 정치, 경제, 사회사 등의 큰 줄기를 바탕으로 이야기 되는 것이 보통이기는 하지만 때로는 소소한 소품에서 역사를 더 잘 이해하게 된다. 궁전이나 고택 등에서, 혹은 선조들이 쓰던 물건들에서 과거의 삶을 느낄 수 있듯이 말이다. 우리 생활에 함께하는 소품들은 그 안에 많은 이야기들을 품고 있다. 모두가 나름의 역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가 오래된 생활 소품들은 예술의 가치로 인정받기도 한다.

두 작가가 만든 작품에는 모두 저마다의 스토리가 살아 있다. 어느 하나라도 그저 장식적인 요소만 염두에 두고 제작된 것이 없다. 매몽설화에서 영감 받아 탄생한 ‘문희의 꿈’은 꿈꾸는 자가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다. 실제로 이 작품은 ‘과거와 현재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작품’이란 평가와 함께 국제대회에서 일등상을 수상하며 작가의 꿈을 이뤄주었다.

영원불멸한 사랑에 찬사를 표하며 만든 ‘타지마할’, 하늘의 기운을 보석에 담은 피라미드와 돔 형태의 ‘이집트’ 등 여느 어른들을 위한 명작 동화 및 전설 못지않은 신비롭고도 흥미진진한 스토리들이 작품마다 가득하다. 아트 주얼리에 담긴 스토리의 영혼은 관람객의 마음까지 사로잡아 감동의 빛으로 잔잔히 물들인다. 게다가 이 모든 작품이 민휘아트만의 독창적인 세공법의 핸드메이드로 완성된 단 하나밖에 없는 명품이기에 더 가치 있다.

민휘아트주얼리 작품의 강력한 힘은 바로 스토리에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감동의 빛이 담긴 주얼리들은 ‘장옥정, 사랑에 살다’ 유아인이 김태희에게 정표로 건넨 머리꽂이, ‘별에서 온 그대’ 김수현과 전지현을 400년간 이어준 비녀, ‘가면’ 주지훈이 수애에게 청혼하며 건넨 물방울 다이아몬드 반지 등 오래도록 기억되는 한류 드라마들의 명장면들을 완성하며 전 세계적으로 두고두고 회자 되고 있다.

Q. 주얼리마다 의미가 담겨 있어 보는 재미와 감동이 있다. 모든 주얼리에 의미를 담는지?
김민휘: 디자인에 항상 복이 되는 의미를 담는다. 세계적인 건축물에는 하늘의 좋은 기운을 받기 위한 상징들이 숨어있다. 머무는 공간에도 그런 마음이 담겨있는데 몸에 늘 지니는 주얼리에도 그런 마음을 담으면 어떨까 싶었다. 내가 만든 주얼리를 착용하는 분들이 매일 좋은 기운을 받기를 바란다. 그리고 좋은 마음으로 만들어야 주얼리에도 좋은 기운을 담을 수 있을 것 같아 만들 때 좋은 마음을 갖는데, 덕분에 만드는 과정도 즐겁다.

정재인: 이야기에서 디자인의 영감을 받는다. 주얼리는 작지만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다. 보기만 해도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품이 있는데 나도 그런 것을 디자인하려 한다. 스토리가 담겨 있고, 그만의 캐릭터를 상징하는 주얼리 말이다. 겉만 예쁜 것은 오래가지 않는다. 주얼리는 꼭 착용해야 하는 것이라기 보단 일부러 착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를 더욱 돋보이게 하면서도 나만의 의미나 추억이 담겨야 더 가치 있다.

Q. 주얼리마다 의미를 담아 만들기에 스토리가 중요한 드라마에서 민휘아트주얼리가 더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최근에 참여하는 작품은?
정재인: SBS ‘사임당, The Herstory’, ‘마녀의 성’, ‘어머님은 내 며느리’, ‘돌아온 황금복’, ‘내 사위의 여자’, MBC ‘내 딸 금사월’, ‘엄마’, ‘위대한 조강지처’, ‘이브의 사랑’, ‘최고의 연인’, KBS ‘오 마이 비너스’, ‘부탁해요, 엄마’, ‘우리집 꿀단지’, ‘무림학교’, tvN ‘풍선껌’, ‘질풍기획’, 영화 ‘궁합’, ‘아가씨’에 참여하고 있다. ‘도리화가’와 ‘조선 마술사’는 곧 개봉한다. 드라마는 방송국 미술팀과 진행하는 작품이 있고, 배우나 스타일리스트 팀과 진행하는 작품이 있다. 그리고 중국 드라마에도 참여하고 있다.

김민휘: ‘무림학교’와 ‘사임당’은 사전 제작 드라마다. 특히 ‘사임당’에는 사극 장신구, 현대 주얼리, 소품, 그림 등 거의 모든 부분에 걸쳐서 많은 물량이 들어간다. 드라마 속 작품들로 전시 이야기가 벌써부터 오고 가는데, 많은 부분에 참여하는 만큼 좋은 그림을 선보이고 싶다.

Q. ‘사임당’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작품인데, 사극 장신구부터 파인 주얼리까지 모든 종류의 장신구를 다루는 민휘아트주얼리와도 잘 어우러질 것 같아 기대된다. 민휘아트주얼리를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사극 ‘장옥정’의 전통 장신구, 시대극 ‘감격시대’의 깃털과 비즈로 장식된 엔티크 장신구, 현대극 ‘가면’ 속 고가의 보석과 웨딩 예물 디자인을 모두 디자인했다. 또한, 슈퍼주니어, 카라 등 케이팝 가수들을 통해 모던한 액세서리를 비롯하여 세련된 남자 장신구 및 화려한 패션 주얼리를 선보였다. 이렇게 많은 종류의 주얼리를 디자인해내는 것도 신기한데 또, 그 주얼리들이 드라마, 영화, 가요계 등 모든 한류 문화 속 최고의 스타와 함께 하고 있다. 전무후무한 주얼리 디자이너 브랜드 같다.
김민휘: 정작가와 함께 하게 되면서 폭이 넓어졌다. 정작가는 보는 시야가 넓다.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어 하는 것도 많았고, 무엇이든지 잘했다. 나는 고가의 주얼리를 위주로 디자인 해 왔다. 정작가는 고가의 주얼리부터 웨어러블하고 심플한 액세서리까지 다 디자인한다. 고가의 주얼리를 다루는 사람이 제작하는 액세서리는 가격이 저렴하더라도 퀄리티가 다를 수밖에 없다. 기법은 달라져도 기준점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정재인: 다양한 디자인을 한 브랜드에서 전개하면 사람들이 기억하는 색이 없어진다며 걱정해주신 분들도 많았다. 지금은 오히려 ‘이런 것은 도대체 어디서 구하지?’라는 생각에 막막해지면 민휘아트주얼리가 가장 먼저 떠오르게 된다고 말씀 하신다. 어떤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의뢰받는 일들과 하고 싶은 일들을 쭉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많은 것들을 하게 됐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작품에 이야기를 담기 때문에 그 이야기를 담아내는 방식도 다양한 것이 맞는 것 같다. 주얼리의 형식이 무엇인지 보다는 작품의 이야기를 어떤 방식으로 보여주는지가 더 중요하니까 말이다. 사극 장신구, 파인 주얼리, 패션 주얼리 모두 기법이나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다른 것이 많다. 우리처럼 모든 장신구 분야를 다루는 브랜드는 없다. 모든 것을 할 수 있으니까 그 접점에서 우리만 할 수 있는 새로운 것들이 나온다.

Q. 주얼리 제작 기법이 모두 다른데, 어떻게 다 만드는지?
김민휘: 본사 매장 안에 있는 직영 공방에서 만든다. 모든 종류의 주얼리를 제작하는데 필요한 기계와 기술을 갖추고 있는데 경력 50년의 공장장님을 비롯해 최고의 세공 장인들이 장인정신으로 작품을 완성한다. 그리고 모든 디자이너들이 G.I.A 국제 감정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어 정식 감정도 한다. 우리는 디자인부터 감정, 생산, 관리를 내부 라인으로 통합했는데 그래서 짧은 시간 안에 희소성 있는 디자인을 완성도 있게 제작한다.

정재인: 디자인할 때, 형태와 스타일을 머리로만 생각하면 좋은 디자인을 나올 수 없다. 어떤 소재와 기술로 제조하는지에 따라 디테일한 느낌이 달라진다. 공방이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좀 더 독창적인 작품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다.

Q. 제작하는 장신구 중에 특별히 손과 마음이 많이 가는 아이템이 있다면?
정재인: 디자인에 따라 다른 것이지, 뭐가 더 중요하고 그렇지는 않다. 작품으로 보여지는 모습이 다 우리 문화를 소개하는 창구가 되는 건데, 어느 하나라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요즘에는 K-POP 가수들의 무대 장신구도 디자인하는데, 무대가 끝나자마자 바로 유투브에 올려지고 전 세계인들이 본다. 보통 가수들은 많은 장신구를 착용하기 때문에 사이즈가 안 맞아도 테이핑하고 착용하는 경우가 많다. 근데 가수들은 춤출 때 손을 앞뒤로 다 쓰기 때문에 테이프가 다 보인다. 그래서 나는 디자인하게 되면 사이즈부터 꼭 체크한다. 어떤 사람들은 3분짜리 무대인데, 그렇게까지 신경 안 써도 된다고 한다. 근데 그 장면들이 고화질로 캡처돼서 인터넷에 계속 돌아다니기 때문에 제대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드라마도 자료가 평생 남는다. 방영이 끝난다고 해서 작품도 끝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하게 될 때, 좀 힘들더라도 더 정성을 다해서 작업 하고 싶다. 얼마 전에 문화체육관광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관광공사 주최로 K-패션을 기념하는 ‘한류패션 페스티벌’ 패션쇼를 진행했는데,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 속 한복과 장신구로 쇼를 꾸몄다. 2013년도에 방영된 작품인데, 아직까지도 해외에서 인기가 높다고 한다. ‘별에서 온 그대’에 등장한 주얼리와 소품은 드라마가 끝난 후,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 킨텍스, 코엑스 등지에서 전시됐고 내년 3월에는 중국 베이징에서도 전시하게 됐다. 베이징을 시작으로 상하이 등 많은 도시에서 순차적으로 전시가 이어진다.

원래 ‘별그대’ 비녀가 많이 쓰이는 소품이기 때문에 깨질 위험이 있다며 드라마 팀에서 플라스틱으로 제작했었다. 근데 나는 그 비녀가 운명적인 사랑을 상징하는 정표로 등장하기에 정말 잘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진짜 옥색빛이 도는 수정 원석을 전국을 수소문해 구한 뒤에 수정으로 비녀를 만들었다. 대본에 유물 수정죽절비녀라고 되어 있지만, 드라마에 나온 비녀의 디자인은 실제 수정죽절비녀와는 좀 다르다. 유물 수정죽절비녀가 훼손된 상태였기 때문에 그 비녀를 모티브로 하되, 훼손 전의 비녀 상태를 상상해 새로운 형태로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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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주얼리가 단지 드라마에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화제를 모으기는 힘들다. 원석을 구하기 위해 전국을 수소문할 정도의 열정과 탁월한 감각을 바탕으로 누구나 공감하도록 아름답게 만들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 장신구들이 전 세계 K-드라마 팬의 마음에 두고두고 남아 몇 년이 지나도록 회자가 되는 일들이 계속되면서 오늘날 민휘아트주얼리가 한국 장신구의 아름다움을 대표하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김민휘: 정작가가 대단한 것은 한복의 일부로 조금은 소홀하게 여겨지던 전통 장신구를 하나의 독립된 영역으로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나도 ‘선덕여왕’, ‘동이’, ‘해를 품은 달’ 등 그동안 많은 드라마에 참여했지만, 정작가처럼 대본을 보면서 감독님, 연기자, 제작사 등 스태프들하고 적극적으로 의사소통하면서 참여한 적은 없었다. 정작가가 그렇게 열정적으로 했기 때문에 드라마에 더 잘 맞는 디자인이 나와서 주목을 받게 됐다.

정작가처럼 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드라마에 많은 미술팀이 있지만, 장신구 분야는 없다. 장신구는 용도에 따라 의상, 분장, 미용, 소품으로 장신구를 관할하는 팀이 다 나눠져 있다. 그래서 파트 별로 함께 일하는 장신구 회사가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근데 정작가가 결국 한 착장으로 보여 지는데 통일감이 있어야 하지 않냐며 본인이 맞춰서 모든 것을 디자인하겠다고 했던 것이다. 그리고 모든 파트에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다 귀담아 듣고 반영해서 디자인했다. 그렇게 정작가와 같이 일한 분들은 지금까지도 정작가의 실력을 신뢰하고 예뻐한다. 그 분들이 정작가를 하나라도 더 도와주려고 하고, 그런 것들이 쌓이다 보니까 계속해서 좋은 작품에 함께 하게 됐다.

없는 자리를 개척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 않나. 보는 시각이 다른 사람, 용기가 있는 사람, 또 자신감이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인데 정작가는 해냈다. 정작가에게는 그런 힘이 있다. 물론 힘든 일도 많았는데 다 이겨내고 결과적으로 지금까지도 일을 잘하고 있다. 옆에서 그 과정과 결과를 다 지켜봤는데 대단하다.

정재인: 아직 뭐를 이뤘다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 운이 좋았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작품들을 만났다. 특히, ‘장옥정, 사랑에 살다’라는 작품으로 시작을 잘했다. 지금 돌이켜봐도 ‘장옥정’이라는 작품, ‘장옥정’에 함께한 사람들을 만나지 않았다면 내가 이렇게 하지 못했을 것 같다. 아직까지도 가장 많이 나를 챙겨주시는 분들이라 매우 든든하다.

Q. 정재인 작가는 인터뷰 마다 드라마 ‘장옥정’, ‘가면’을 함께 한 부성철 감독의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정재인: 많은 드라마에 참여했지만, ‘장옥정’과 ‘가면’ 같이 내 것이라고 느껴지는 작품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내가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기는 하지만, 상황이 안 되면 무리해서는 안한다. 모두 감독님께서 작품 안에 내 자리를 만들어주신 덕분에 할 수 있었던 일들이다. 특히, ‘가면’ 때는 있을 수 없는 일들을 해주셨다. 평생 못 잊을 것 같다. 감독님께는 내가 평생 잘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김민휘: 감독님은 정말 순수하고, 좋은 분이다. 그런 분께서 정작가를 좋게 봐주는 것도 정말 감사한 일이다. 재인이가 평소에도 감독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그런 마음이 들 만하게 최고로 잘해주셨다. 나도 감독님께 매우 감사해 하고 있다.

정재인: 드라마나 영화 쪽에서 활약하는 의상 디자이너, 미술 감독님들 모두 처음 그 분의 재능을 알아봐주고 끌어준 감독님이 있다고들 하신다. 내게는 부성철 감독님이 그런 분인 것 같다. 감독님께서 그렇게 해준 것을 보고 다른 감독님들도 ‘연출부에서 그렇게 하니까 역시 그림이 다르더라’며 같이 일하자고 하시고, 그렇게 계속 일이 이어진다.

김민휘: 우리 숍에 오는 감독님들은 미술과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다. 얼마 전에 MBC 최병길 감독님이 오셨는데 미술에 관심 많았다. ‘앵그리맘’을 못 봤는데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찬찬히 보니 디테일하게 예쁜 그림들이 많아 놀랐다. 다음에 같이 하게 된다면 정말 좋은 작품이 나오게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앵그리맘’의 경쟁작이었던 ‘착하지 않은 여자들’과 ‘냄새를 보는 소녀’ 두 작품에 모두 참여했는데도 ‘앵그리맘’을 몰랐다. 그 기간 수목에는 중요한 작업을 많이 해서 신경을 많이 썼는데도 참여하지 않은 단 한 작품에 대해 몰랐다. 우리가 원래 경쟁작에 신경 쓰기보다는 우리가 한 것에만 집중해서 더 잘하자는 주의인데, 그래도 그렇게까지 몰랐다니 우리도 신기했다.

얼마 전에는 드라마 ‘질풍기획’의 촬영을 우리 숍에서 했다. 첫 촬영이라서 파트 별로 서로 소개하고 박수치는 시간도 가졌는데, 그 모습을 보니 더 좋았다. 드라마가 촬영되기 전부터 감독님과 제작사 분들께서 숍에 오셔서 촬영 장면에 대해서 의논하고 가셨다. 어떻게 촬영하면 벽에 있는 우리 회사 로고가 잘 보일지, 반지를 고르는 장면에서의 로고가 박힌 케이스는 어떻게 보이면 효과적일지를 내 일처럼 고민해주셨다. 원래 드라마는 로고가 안돼서 일부러 숨기는데 그렇게까지 적극적으로 도와주신 경우는 또 처음이었다. 우리 회사와 하면 대박 나는 기운이 생길 것 같다며 PPL이 아니더라도 우리와 함께하고 싶다고 하셨다. 마치 주얼리 매장 CF처럼 신경 써서 찍어주셨는데 정말 감사했다.

Q. 드라마, 특히 사극에는 장신구 파트가 당연히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다.
정재인: 드라마와 영화에서 뿐만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장신구라는 영역 자체에 대한 인식이 한복보다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한복만큼 전통 장신구도 중요하다. 나는 의상을 공부해보고 나서 장신구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한복에는 장신구가 더 중요하다. 기모노나 치파오에 비해 단아한 형태를 지닌 한복에는 전통적으로 장신구가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장신구는 역사가 깊은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이다.

김민휘: 전통 장신구 작업은 손이 많이 가는 일이다 보니 하는 사람들이 많이 없다. 그래도 정작가가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면서 짧은 기간 안에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낀다. 정작가가 ‘장옥정’으로 처음 일을 시작하면서 장신구의 자막을 한복의 자막과 동등하게 넣어 달라고 요청했다. 그래서 장신구 협조로 민휘아트주얼리가 단독자막으로 나갔는데, 그것도 사극 드라마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늘 단독 자막이 나가는 한복과는 다르게 장신구는 잘 써봐야 4개나 6개 중에 하나였다.

옆에서 지켜보면 정작가는 인덕이 있다. 정작가를 진심으로 예뻐하고 도와주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다들 “내가 누군가를 이렇게까지 도와주고 싶은 건 처음이야”라며 챙겨준다. 그래서 정작가가 처음 있는 일들을 해내고 있는 것이다. 정작가가 애교 있는 성격은 아니지만 착하고 진심이 있기 때문에 옆에 좋은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

정재인: 나는 일하면서 남녀노소 불문하고 좋은 친구들이 많이 생겼다. 같이 일하는 분들이 내가 작품에 참여하도록 챙겨주신다. 대본도 보내주고 현장에도 와보라고 하고 여러 가지로 많이 가르쳐주려고 하신다. 드라마와 영화에 우리 자막과 크레딧이 잘 나오도록 신경써주시는데, 가수 팀에서도 그렇게 해주신다. 내가 따로 요청하지 않아도 음반 크레딧에 우리 로고와 우리 이름을 올려주신다. 그렇게 작업된 음반이 벌써 열 개가 넘는다. 옆에 그런 분들이 있기에 내가 새로운 형태로 일을 할 수가 있게 된다.

Q. 엄마의 일을 이어가면서도 좀 더 발전된 형태로 계승하는 딸의 모습이 이상적으로 느껴진다.
김민휘: 내가 놀란 것은 아무리 시간이 촉박하게 주어져도 정작가는 다 해낸다. 그리고 그렇게 많은 것들을 온전히 캐릭터와 그 상황에 맞춰서 디자인한다. 드라마에 필요한 디자인은 상업적인 디자인과는 조금 다르다. 내가 처음에는 조금은 팔릴 수 있는 디자인도 같이 해서 드라마에 넣자고 했는데 정작가가 단번에 거절을 했다.(웃음) 정말 잘하고 싶다고 하면서 말이다. 그런 진심으로 하니까 빠른 시간 안에 많은 발전이 있지 않았나 싶다.

Q. 민휘아트주얼리의 디자인이 비춰진 한류 드라마들이 해외에서 사랑받으면서 작품들이 인기가 많다고 들었다. 특히, 중국에서는 민휘아트주얼리를 명품이라고 생각한다고?
김민휘: 우리는 원래 단골손님들이 많다. 인연이 10년이 넘게 이어지는 분들도 있고, 손녀까지 3대에 걸쳐 오는 분들도 많다. 이제는 외국 분들 중에도 단골손님이 많아졌다. 외국 사람들은 아트 피스처럼 소장하고 싶어서 산다는 분들이 많다. 현대적인 주얼리도 구매하지만 비녀나 머리꽂이 등 전통 장신구도 많이 구매한다.

정재인: 거의 모든 나라에서 장신구를 구매하고 싶다는 메일을 받아봤다. 특히, 프랑스와 이집트에서 온 메일은 정말 신기했다. 메일을 받을 때마다 이런 것이 한류의 힘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우리 숍을 방문하고 싶어서 한국에 여행 왔다는 분들도 있었다. 어떤 주얼리가 어느 장면에 나왔는지 다 알고 계시는데 신기했다. 전통의 디테일을 살린 장신구 디자인을 중국 드라마 측에서 제안해 제작한 적도 있다. 그리고 영화 ‘조선 명탐정: 놉의 딸’, 드라마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에 나온 기모노 장신구를 구매한 일본 분들이 있다. 한국에서 만든 일본 전통 장신구를 사러 일본에서 한국으로 오셨다니 특별한 기분이 들었다.

Q. 한국 장신구의 세계화에 선구자로 활약하고 있다.
김민휘: 한국 장신구의 세계화는 처음 주얼리 디자인을 시작할 때부터의 목표였다. 나는 전통 장신구에 대한 공부를 제대로, 또 오랫동안 해 왔다. 그리고 전통에서만 머문 것이 아니라 그것을 현대화시키는 연구를 꾸준히 해왔다. 처음 썼던 논문이 ‘전통 삼국시대 왕실 장신구의 현대적 디자인에 관한 연구’였다. 그와 관련해 만든 작품들이 해외에서 큰 상들을 수상하면서 우리의 멋이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정작가 역시 어렸을 때부터 한국적인 것을 어떻게 세계화 시킬지 고민해왔다. 내가 관련 일을 꾸준히 해 왔던 것도 영향이 있었겠지만, 내가 일하면서 힘들어했던 과정들을 봐오면서 많이 마음 아파했다. 내가 하는 일이 자랑스러우니 포기하지 말고 계속 해보자며 늘 용기를 북돋아줬다. 정작가 덕분에 이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정작가는 한국적인 디자인의 가능성을 굳게 믿고 동부와 서부의 명문대학교에서 공부도 했다. 서울대학교 재학 시절, 뉴욕대학교(NYU)와 파슨스 디자인 스쿨(Parsons The New School for Design), 스탠퍼드 대학교(Stanford University)에서 단기 연수를 하면서 그와 관련된 발표도 했다. 그리고 G.I.A 국제 감정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국제적인 감각을 익히고 탄탄히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앞으로 더 큰 발전이 있을 것이다.

정재인: 한국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게 되었기 때문에 우리도 많은 발전이 있을 수 있었다. 세계 진출을 의도하지 않고 했던 일들이 자꾸 크게 돌아온다. 이번에 영화 ‘사도’가 아카데티 시상식에 가게 됐는데 크레딧에 우리 회사의 로고를 영문으로 올리면 어떻겠냐며 영문 로고를 다시 달라고 하셨다. 한국적인 색이 강한 사극 영화로 헐리우드에 진출하게 돼서 더 뿌듯하다.

김민휘: 영화 ‘아가씨’도 장신구가 중요한 영화다. 박찬욱 감독님의 작품이니만큼 세계적인 영화가 될 것이라고 많은 분들께서 말씀하셨는데, 좋은 성과가 나면 좋겠다. 박찬욱 감독님께서는 영화에 나왔던 반지들과 귀걸이를 구매하고 싶다고 연락주셨는데 소장하고 싶을 정도로 잘 만들었다는 칭찬 같기도 해서 기뻤다. 박찬욱 감독님은 소품을 진짜 꼼꼼하게 보시기로 유명하신 분인데 우리 작품을 좋게 봐주셔서 영화에 주얼리 뿐만 아니라 엔티크 액자 같은 소품들도 만들어서 폭넓게 참여하게 됐다.

Q. 한국 장신구의 대중화에도 앞장 설 생각이 있나? 주얼리는 가격 때문에 대중화가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정재인: 가격이 비싸고 희귀한 것이라고 해서 그 주얼리의 가치가 더 높은 것은 아니다. 가격이 저렴하더라도 새로운 스타일과 디자인을 제안해 예술적 가치를 지닌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높은 가치가 있다. 착용하기 쉽고 간편하며, 현대복에도 부담스럽지 않은 디자인에 대한 연구는 끊임없이 하고 있다. 요즘 한복은 많이 대중화됐다. 한복 장신구는 아직도 생소하게 여기는 분들도 있고, 꼭 해야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분들도 많다. 전통적으로 신분의 높낮이에 상관없이 한복에 걸맞는 장신구 꼭 함께 착용되던 것이었다. 누구나 한복 장신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길 바란다.

김민휘: 내 디자인의 가장 큰 주제는 ‘전통’이다. 다양한 전통 모티브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디자인들을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의 장신구 디자이너로서 책임감과 사명을 느끼고 있다. 조금 아쉬운 것은 우리 디자인에 대한 관한 관심이 외국에서 더 많다는 것이다. 그래도 확실히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고, 해가 갈수록 인식이 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한국 공예의 아름다움이 널리 알려지길 바라며 이를 기반으로 우리의 전통 공예를 시대에 맞도록 새롭게 발전시키고 싶다.


우리 전통 공예의 아름다움을 한류 드라마를 통해 전 세계로 알려나가는 모녀 작가를 보며 한국 전통과 문화의 힘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 전통 문화의 정체성을 지키고 그 가치를 시대에 발맞춰 창조적으로 계승하려는 모녀 작가의 고귀한 정신은 그 어떤 국보급 유물보다 값지게 느껴졌다. 우리 전통 공예의 아름다움과 그 가치를 넘어 한국 디자인계의 밝은 미래까지 기대해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전통의 현대화’라는 주제로 재탄생한 모녀의 작품들은 우리 고유의 아름다움을 한층 더 격상 시키며 우리 공예의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한 회사의 발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외국에서 도저히 모방할 수 없는 우리 고유 전통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제시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이미지와 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민휘아트주얼리의 작품은 한국의 것을 바탕으로 하지만 세계인의 공감을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더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다.

일례로 민휘아트주얼리에서 제작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수정죽절비녀는 한류 관광 마케팅의 성공적인 이정표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인천시립박물관은 ‘별그대’가 방영된 이후 중국인들의 방문이 급증했는데 모든 사람들이 “‘별그대’ 비녀를 보러 왔다며 비녀를 찾았다고 한다. 이에 박물관은 민휘아트주얼리의 비녀를 전시했고, 이후 박물관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월평균 3천여 명 늘어났다. 비녀는 몇 억의 세금을 퍼부으며 박물관 홍보를 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박물관 홍보대사의 역할을 해냈다.

단지 드라마에 나왔다고 해서 모든 장신구가 그토록 성공적인 외교 역할을 해내지는 못한다. 작가만의 분명한 철학이 없었다면, 작가가 영혼을 담아 최상의 퀄리티로 구현해 내지 않았다면 그 같은 파급력은 없었을 것이다. 모녀 작가는 우리의 것으로 빛나는 예술정신을 바탕으로 침체되어 있는 한국 공예의 위상을 드높이며 국가 문화 브랜드의 가치를 높여 나가고 있다.

(사진 = 스튜디오 이안 윤명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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