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팝

방송

[팝CON]'지구를 지켜라' 외계인 잡는 유쾌한 풍자극

기사입력 2016. 05. 18 07:50
리얼라이프
★커피만 마셔도 살이 빠진다?! 빼자카페 리얼특가
이미지중앙

사진=본사 DB


[헤럴드POP=이호연 기자] 연극 '지구를 지켜라'는 천진하다. 사회에 만연한 온갖 비상식을 '외계인'이라고 분류시킴으로서 관객들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불행한 과거사를 지닌 청년 이병구가 서커스단 출신 소녀 양순이와 함께 권력의 상징인 유제화학 강만식 사장을 납치하며 '범우주적코믹납치극'이 시작된다. 이병구는 개기일식 전까지 외계인 왕자와 소통해 지구를 멸망 위기에서 구해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고 있다. 그런 이병구에게 강만식은 외계인 총사령관으로 여겨진다.

이병구 주변에는 수많은 외계인이 있었다. 아버지, 선생님, 공장장, 전 동료, 심지어는 경찰과 경비까지 이병구에게 폭력을 가하거나 협조적이지 않은 행동을 취한 이들 모두 '외계인'으로 분류돼 처벌 받았다. 외계인을 고문하는 이병구의 모습은 가학적이라기보다 눈물겹게 안타까워 보인다.

이런 애잔함을 강만식이 포착, 제대로 된 심리 게임을 연출한다. 권력만큼 비리가 많아 간접적으로 이병구의 연인과 어머니를 사지로 몰았던 강만식은 더 큰 권력을 꿈꾸고 있다. 그래서 살아 돌아가기 위해 돈, 사랑, 외계어까지 언급하며 이병구를 설득시킨다. 이병구의 신념과 강만식의 권력욕이 계속 맞붙어 미스터리한 긴장을 자아낸다.

이미지중앙

사진=PAGE1 제공


2003년 개봉된 장준환 감독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2년여 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 창작초연극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지난 달 프레스콜에서 이지나 연출과 조용신 작가는 "미장셴 수사 기법을 무대로 옮기며 배우들의 연기와 객석의 에너지로 풀려 했다"고 소개했다.

그만큼 배우들의 활약이 인상적이다. 17일 공연의 이병구 역 정원영은 천진해서 더 치열한 신념을 표현했다. 강만식 역 김도빈은 오만하면서도 섬세한 기득권을 제대로 소화했다. 양순이 역 함연지는 사랑을 요청하는 순수함의 결정체로 귀여움과 활력을 맡았다. 멀티맨 육현욱이 연기한 추 형사, 김 형사, 이 반장 등 경찰들은 권력과 규정을 따르며 극중 가장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네 배우 모두 전문 용어가 포함된 긴 대사를 할 때마다 딕션이 유독 돋보였다.

이미지중앙

사진=PAGE1 제공


극 전반에 웃음 요소를 가져가지만 다루는 내용만큼은 날카롭다. 사회에 만연한 비상식을 풍자의 방식으로 풀어내며 묵직한 일침을 날린다. 컷 만화의 느낌을 풍기는 무대 디자인도 이런 복합적이고 풍자적인 상황 전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그래서 한 바탕 웃음과 함께 여운 및 생각해볼 거리를 제공한다.

매일 약을 복용해야 하는 이병구, 정신 연령이 남들보다 조금 낮은 양순이, 권력욕 탓에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강만식까지 모두 어딘가 하나씩은 결여된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병구는 지구를 구하고 영웅이 되길, 양순이는 이병구의 사랑을 받길, 강만식은 정치권 도전에 성공하길 바라는 각자의 확실한 니즈도 있다. 이들이 풍자로서 지적하는 비상식은 관객에게 더욱 와닿게 다가왔다.

이병구는 외계인으로부터 지구를 지켜냈을지, 강만식은 바람대로 풀려났을지, 개기일식 날 강릉공장에 과연 외계인이 나타났을지, 오는 29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원영, 김도빈, 함연지, 육현욱 외에도 지현준, 강필석(이상 강만식 역), 이율, 키(이상 이병구 역), 김윤지(양순이 역)가 함께 캐스팅됐다.

popnews@heraldcorp.com

인기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