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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인터뷰③]박찬욱 감독 "멸시받던 韓영화, 유명세 상상도 못했다"

기사입력 2016. 06. 0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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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지숙 기자


[헤럴드POP=이소담 기자]‘아가씨’ 박찬욱 감독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감독이 된 기분을 털어놨다.

영화 ‘아가씨’(감독 박찬욱/제작 모호필름, 용필름) 박찬욱 감독은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 인터뷰를 통해 배우들과 소통하는 자신만의 방식을 공개했다.

평소 배우들과 식사하고 술 한잔 기울이는 소소한 자리를 좋아한다는 박찬욱 감독은 “그런 시간들이 연출에 도움이 된다. 송강호 때문에 그렇게 된 면이 있다. ‘공동경비구역 JSA’를 촬영할 때 많은 시간을 밥 먹고 술 마시고 이야기하면서 보냈다. 거의 매일이었다”며 “송강호의 경우 잡담이 없다.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실 때에도 영화 이야기만 한다. 남들이 보기엔 술 마시고 노는 것 같아 보여도 작품에 대한 토론 시간이나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송강호와 함께 하면서 그 덕을 모든 배우와 내가 받았다. 송강호가 우리를 가르쳤다는 게 아니다. 그와 논쟁도 하고, 오늘 찍은 건 좋았네, 아니면 별로네 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시간이 정말 소중하단 걸 알게 됐다. 그 시간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 일이기도 한 동시에 휴식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아가씨’ 촬영 중 김태리에게 ‘오늘 찍은 장면 중 태리 너의 그 모습은 정말 좋았다’는 이야기를 하면 배우도 힘이 난다. 그래서 가능하면 배우들과 많은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박찬욱 감독은 “‘아가씨’는 배우들도 나도 다들 처음 만나는 거였다. 그래서 촬영 시작 전에 서로 친해질 시간이 필요했다”며 “다만 하정우가 감독 출신인데 이번에 이야기를 나눌 땐 연출에 대한 언급은 안 하더라. 했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다. ‘박쥐’ 때는 배우들과 의논을 많이 했는데 ‘아가씨’ 때도 그런 시간이 더 많았다면 나도 도움을 많이 받았을 텐데, 그런 시간이 부족했다. 하정우 또한 감독으로 이런 저런 아이디어를 낼 수도 있었을 텐데 시간이 없어서 아쉽다”고 털어놨다.

배우들의 아이디어를 받아주는 편이냐고 묻자 박찬욱 감독은 “그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고 거기서 뭔가를 얻어내려고 한다. 그들이 말해주길 기대한다”며 “대본 리딩을 할 때 조진웅 씨가 아이디어를 낸 게 있었는데 정말 좋았다. 코우즈키가 지하실에서 백작과 대화를 하는 장면인데, 조선말을 쓰면서도 단어는 일본어를 버릇처럼 섞어서 쓰자는 거였다. 미국서 오래 살다온 사람도 자신도 모르게 영어가 튀어나오는 경우가 있지 않나. 정말 좋은 아이디어였다”고 밝혔다.

또 박찬욱 감독은 “하정우가 낸 아이디어도 있다. 보영당에서 백작이 자신의 계획을 소매치기 패거리에게 설명하는 장면이었는데, 복순(이용녀) 씨가 ‘그래서 우리한테 얼마가 떨어지는데?’라고 물으면 원래 백작이 ‘5만 드릴게’라고 답하는 거였다. 그런데 하정우가 ‘5만 떨어트릴게’라고 즉석에서 대사를 바꿨다. 그게 재밌어서 영화에도 넣었다”고 전했다.

‘올드보이’, ‘박쥐’, ‘아가씨’ 세 편의 영화로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박찬욱 감독. 이제는 세계 영화팬들이 사랑하는 감독이 된 박찬욱 감독은 과거에 지금의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본 적 있느냐고 묻자 “내가 영화 공부를 시작했던 대학생 시절엔 한국 영화가 멸시의 대상이었다. 한국 배우, 한국 감독이 이렇게 전세계서 이름을 알릴 것이라곤 상상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박찬욱 감독은 “당시엔 좀 배운 사람이라고 치면 한국 영화를 멸시하고 안 봤다. 한국영화를 본다는 걸 부끄러운 것으로 여기던 시절이었다”며 “그런 인식을 조금 달라지게 만들어준 분이 배창호 감독님이다. 그런 예외적인 존재를 빼곤, 한국 사람이 영화감독이 돼서 한국 영화로 세계적인 인물이 된다는 건 그저 만화 같은 일이고 상상에 불과했다. 지금의 내 위치는 시대의 변화와 흐름, 산업의 발전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동료들과 다 같이 만들어낸 일이다”고 말했다.

끝으로 차기작으로 할리우드 영화 ‘도끼’(Ax)를 준비 중인 박찬욱 감독은 “개인적으로 독립적이고 진취적인 여성 캐릭터가 좋다”며 “써놓은 각본은 아직 없지만,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그러한 여성 캐릭터를 영화에 등장시킬 계획이다. 미래는 모르는 거니까”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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