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팝

영화

[팝인터뷰]'터널' 남지현 "하정우에 민폐? 미움 받을까봐 걱정"

기사입력 2016. 09. 06 11:43
리얼라이프
[5일특가]나래바 안부러운 우리집 홈바 다찌 테이블 그릴로 완성
이미지중앙

배우 남지현/사진=이지숙 기자


[헤럴드POP=이소담 기자]‘터널’에는 하정우만 있는 게 아니었다. 그 안엔 히든카드 남지현이 있었다.

영화 ‘터널’(감독 김성훈)에서 무너진 터널에 고립된 남자 이정수(하정우)와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 강아지 탱이. 그 탱이의 주인이 따로 있으니 바로 또 다른 터널붕괴 피해자 미나를 연기한 배우 남지현이다.

‘터널’ 개봉 전 그리고 개봉 이후에도 자신의 출연여부에 대해 입을 열 수 없었던 남지현. 그 덕분일까, ‘터널’은 9월6일 7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리고 이젠 말할 수 있다. 터널 안에 하정우뿐만 아니라 남지현도 있었다고 말이다.

남지현은 최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인터뷰를 갖고 “‘터널’ 출연에 대해서 말 못하는 건 괜찮았다”며 “내가 나온다는 게 알려지면 재미없지 않겠냐. 주변 지인들도 내가 ‘터널’에 나오는 걸 모르고 영화를 보러 갔다가 내가 나와서 깜짝 놀랐다고 하더라. 그 반응이 재밌었다. 다들 친하니까 내 목소리는 알지 않나. 더구나 목소리가 특이하다보니까 내 목소리가 들리는 순간 다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목소리인데?’ 하는 생각을 했고, 그러자마다 내가 나와서 깜짝 놀랐다고 한다”고 운을 뗐다.

터널에 고립된 미나는 터널의 생존자인 정수에게 물을 나눠달라 요청하고, 급기야 휴대폰까지 빌려 쓴다. 부모님에게 무려 국제전화를 걸면서 말이다. 물과 휴대폰 배터리를 아껴야만 하는 정수에겐 미나가 원망스러울 수도.

이에 남지현은 “굉장히 걱정을 많이 했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처음 느꼈던 건 미나가 민폐를 끼치는 캐릭터라고 생각하기 쉽겠다는 거였다. 물이 별로 없는 정수에게 물을 달라고 하고, 심지어 탱이에게도 나눠달라고 하지 않나. 또 휴대폰 배터리를 아껴야하는데 휴대폰도 빌려달라고 하고. 그게 불안하더라. 미나는 미움 받으면 안 되는데, 관객이 미워할까봐 말이다”고 털어놨다.

이에 남지현은 김성훈 감독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러자 김성훈 감독은 미나 캐릭터의 존재 이유에 대해 설명했고, 남지현은 이를 통해 미나를 설득력 있게 연기해낼 수 있었다.
이미지중앙

영화 '터널' 남지현/사진=쇼박스 제공


“김성훈 감독님에게 미나가 너무 민폐로 보이면 어떡하느냐고 말을 했다. 그랬더니 감독님이 미나로 인해서 정수의 인간적인 고민 같은 부분이 많이 드러나지 않냐며 탈출을 도와주는 클락션 자체도 미나 차에 있는 거라고 했다. 탱이도 미나가 데려온 개고, 개사료도 미나 차에서 나온 거라고 말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내가 미나에 대해서 너무 단편적으로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어 남지현은 ‘터널’을 촬영한지 벌써 1년이 지났는데, 그때 감독님이 해주신 말씀이 있다. 김성훈 감독님이 내 맑은 에너지가 좋다고 하시더라. ‘터널’이 각박하지 않나. 어두운 공간에 불빛도 별로 없고 말이다. 그 가운데서 보는 이의 슬픔을 더해주는 동시에 젊은이들의 입장을 대변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김성훈 감독의 말을 전했다.

젊은 청춘들의 심정을 가장 잘 대변한 것이 바로 터널에 고립된 미나가 엄마에게 신입사원 연수는 가겠다고 회사에 전해 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이다. 남지현은 “그 대사가 참 좋았다. 난 솔직히 취직 걱정은 없지만, 친구들이 취업준비를 하는 걸 옆에서 지켜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나도 어떻게 해줄 수 없는 부분이라 슬퍼하기만 했다”고 말했다.

“미나의 대사가 더 슬펐던 이유는 본인이 당연히 살아나갈 줄 알고, 다음 주에 있는 신입사원 연수에 꼭 간다고 전해달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취직이 어려웠던 그 젊은 세대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아서. 공감이 갔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가족 다음으로 생각난 게 일자리라니. 슬프기도 했고, 안쓰럽기도 하더라.”

‘터널’에서 남지현이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바로 미나의 목소리였다. 남지현은 “미나가 돌에 깔려 있지 않나. 김성훈 감독님이 돌을 치웠을 때 갈비뼈 부분이 굉장히 아파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보자마자 안쓰럽다고 느껴질 수 있게 말이다. 과연 아파 보일까 싶었는데 영화를 보는데 괜찮더라. 다행이었다”며 “특히 돌에 깔려 있는 상태다 보니 평소와 목소리도 달라야 했다. 내가 목소리가 독특한 편이라 신경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돌에 눌려 있는 상태로 말을 해야 하지 않나. 실제 촬영 때는 진짜 무겁게 누르면 아프니까 살짝 닿아 있는 정도로만 세팅을 했다. 그래서 대사 연습을 할 때 일부러 배를 누른 상태서 연기했다. 미나는 몸이 고정돼 있지 않나. 하정우 선배가 차 안과 밖으로 움직이면 미나는 고개만 살짝 돌릴 수 있는 정도라 시선을 따라갈 수 없었다. 그래서 귀를 기울이는 것처럼 보이게 연기를 하려 했다.”
이미지중앙

배우 남지현/사진=이지숙 기자


배를 누르는 것도 모자라 남지현은 평소와는 호흡도 달리하며 실제 낙석에 깔린 미나의 상태를 표현하려 노력했다. 남지현은 “김성훈 감독님에게 ‘미나가 어떻게 다친 걸까요?’라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철골이 관통하거나 한 상태는 아니고, 돌이 차 앞유리를 깨고 들어와서 갈비뼈를 콱 누른 통에 뼈가 부러지면서 폐 같은 내장을 찌른 상태라고 하더라. 내상을 입은 상태처럼 아플 것 같다고 하기에, 최대한 그 점을 떠올렸다. 숨을 쉴 때도 내쉬는 건 괜찮은데 폐가 다친 데다 돌에 눌려 있으니 들이마시는 게 힘들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좁은 세트장 안에서 연기한 남지현에게 김성훈 감독 말고도 든든한 지원군이 있었으니 바로 하정우다. 남지현은 “하정우 선배가 되게 자유롭게 연기를 하시더라. 애드리브도 막 하고 말이다. 대신 대사의 큰 줄기는 잃지 않더라. 대사와 상황 사이에 살을 덧입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나 같은 경우는 하정우 선배가 하는 흐름대로 따라가려 했다. 정수의 대사 안에 미나의 정보가 많이 들어있으니 말이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한편 남지현은 ‘터널’에 이어 오는 7일 개봉하는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감독 강우석)에서 김정호(차승원)의 딸 순실 역으로 출연하며, ‘W’ 후속으로 오는 21일 첫 방송될 MBC 새 수목드라마 ‘쇼핑왕 루이’에서 여주인공으로 서인국과 호흡을 맞춘다.

popnews@heraldcorp.com

인기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