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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무비]"안남시=고담시" 악의 집결지 '아수라' 배경 비밀

기사입력 2016. 10. 01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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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이소담 기자]‘아수라’는 왜 가상의 도시 안남시를 배경으로 택했을까.

영화 ‘아수라’(감독 김성수/제작 사나이픽처스)가 지난 28일 개봉해 첫날 47만 명을 동원하며 역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 오프닝 신기록을 세웠다. 이틑날인 29일에도 23만여 명을 동원한 ‘아수라’는 개봉 이틀 만에 누적관객수 73만4,808명을 기록하며 흥행몰이 중이다. 30일까지 누적관객수 97만6,623명으로 10월1일 100만 관객수 돌파가 확실시 되고 있다.

‘아수라’는 지옥 같은 세상에서 오직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나쁜 놈들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액션영화로 가상의 도시인 안남시를 배경으로 한다. 안남시 시장 박성배(황정민)와 그의 수족 노릇을 하는 생계형 비리 형사 한도경(정우성), 한도경의 지시로 박성배 밑으로 들어가는 후배 형사 문선모(주지훈), 박성배의 비리를 파헤치는 악질 검사 김차인(곽도원)과 검찰수사관 도창학(정만식) 그리고 한도경의 정보원인 마약 중독자 작대기(김원해)까지. 모든 인물들은 가상의 도시 안남에서 움직이고, 그 안에서 사건이 벌어진다.

‘아수라’ 속 안남시는 분당과 일산, 판교, 동탄처럼 신도시 개발을 목표로 하는 도시로, 서울 외곽에 자리한 것으로 설정돼 있다. 안남시장 박성배는 신도시 개발을 미끼로 투자금을 끌어오며 정치권, 조폭, 재벌들과 결탁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악행 또한 서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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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김성수 감독은 실제 지명이 아닌 가상의 도시 안남시를 ‘아수라’ 배경으로 설정했을까? 김성수 감독은 최근 헤럴드POP과 인터뷰서 “필름 누아르의 영향을 받아서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에 이야기 공간으로서 가상적인 하나의 세계를 만들고 싶었다”며 “마치 배트맨 시리즈의 고담시 처럼 말이다”고 밝혔다.

‘아수라’는 현실과 지독하게 닮아 있으면서도, 물고 뜯는 형국을 보면 비현실적이기도 한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성수 감독은 현실의 모습을 과장해 영화 스토리로 만들었기 때문에, 범죄와 음모가 판을 치는 하나의 세계관이 필요했다고. 이에 서울 근교에 어딘가 존재할 것만 같은 가상의 도시를 설정했다.

또 70년대 말에서 80년대 초 개발붐이 한창 불던 시절 권력기관과 권력자들이 모여서 개발을 빌미로 토건업자와 결탁하고 서로 이권경쟁을 벌이는 시대를 만들고자 했다. 영화에서 안남시장 박성배는 조직폭력배로 건설회사를 운영하는 태병조(김해곤)와 결탁한다.

김성수 감독은 “굉장히 애매한 시대를 만들어내고 싶었다. 제작사 사나이픽처스에서 유사 장르 영화의 제작 경험이 많아서 40년 이상 된 낡고 쇠락한 건물과 당장이라도 허물어질 것 같은, 재개발이 필요한 공간을 찾아 달라고 요구했다”며 “여기에 가난하고 사회 경쟁에서 밀려난 이들, 외국인 노동자와 노인,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단역으로 배치했다. 영화를 잘 보면 한도경이 거리를 걸을 때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모두 그런 인물들만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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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들이 모여 사는 도시. 그리고 그 도시의 개발 이권을 쥔 악당들의 이야기.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유사기억 속에서 본 듯한 낡은 동네와 시장통. 그 모든 것이 바로 ‘아수라’의 안남시였다.

실제 존재하는 도시 이름을 가져다 쓴 것 같은 안남시의 지명은 경기도에 있는 도시의 이름을 한글자씩 조합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김성수 감독은 “안양,성남, 안산, 평택 등 경기도에 있는 도시 이름을 모두 써놓고 한글자씩 조합을 했다. 몇 번 하다 보니 ‘안남시’가 나왔는데, 분명 존재하지 않는 지명인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익숙하더라. 한 스태프는 ‘안남시’가 안양 근처 경기도에 있는 도시라면서 가본 적 있다고도 하더라. 그렇게 착각할 정도로 익숙한 지명이었던 셈이다”고 밝혔다.

영화 시작과 함께 등장하는 안남시의 전경. 달동네와 저 멀리 넘어 개발된 곳이 보이는 그 곳. 산자락에 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그 곳은 바로 서울 한남동 사나이픽처스 사무실 근처의 재개발 지구다. 더욱이 어린 시절부터 한남동에서 수십년을 살았던 한남동 토박이 김성수 감독과도 친근한 공간이다.

그렇게 안남시의 전경을 보여주며 시작한 ‘아수라’는 러닝타임이 흐를수록 장소가 좁아지고 외부와 차단된, 밀폐된 공간으로 들어간다. 김성수 감독은 “영화에서 처음에만 넓은 풀쇼트가 나오고, 사건이 진행될수록 인물들이 외부와 차단된다. 창문이 있어도 밖이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마지막 장례식장은 창문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폐쇄된 공간으로 설정했다. 폐쇄되고 고립된 공간을 통해 답답함을 주고 싶었다. 그러면서 등장인물들을 이야기 끝까지, 공간의 구석까지, 궁지로 몰아넣었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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