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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인터뷰]걸그룹→뮤지션, 문현아가 선택한 인생 2막

기사입력 2017. 03. 2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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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박수정 기자]“나뮤 나와서 어떻게 뭐 할거야?”

문현아가 걸그룹 나인뮤지스를 탈퇴하고 가장 많은 들은 질문이다. 문현아는 지난해 소속사 스타제국과 계약이 만료되면서 약 6년간 활동했던 걸그룹 나인뮤지스를 떠났다. 화려했던 아이돌 생활을 뒤로 하고,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했고, 일종의 성장통 같이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럼에도 문현아가 놓지 않는 건 음악이란 끈이었다.

“줄곧 노래를 불렀으니 놓치고 싶지 않았다”는 문현아는 다시 보컬 수업을 배우고, 프로듀싱 듀오 더로키즈(The Lowkies)와 힘을 합쳐 ‘데이나잇레코드’란 레이블도 설립했다. 그리고 솔로 문현아의 첫 번째 결과물인 ‘크리켓송’이 지난 22일 공개됐다. '크리켓송'에서 문현아의 모습은 섹시함과 비주얼을 강조하던 아이돌 때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놀랍지 않다. 문현아는 나뮤로 활동하던 중 인디뮤지션 스무살과 ‘지워지지 않는 11자리 번호’를 작업하고, 자작곡 ‘집으로 들어가는 길이 좋아’, ‘대한극장’ 등을 발표하며 뮤지션으로서 행보를 꾸준히 걸었다.

뮤지션 문현아는 고양이 에세이 ‘매일매일 사랑해’, 여행에세이 ‘스위트 리메디’ 등 작가로도 자신의 작업물을 보여주고 있다. “저는 영상을 남기고, 사진을 찍고, 글 쓰는 것이 좋다. 표현해야 하는 게 제 업인가 보다”라며 미소 짓는 문현아는 자신의 인생 제2막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었다.

- 나인뮤지스 탈퇴 후 어떻게 지냈나요?
“‘스위트 리메디’란 여행 에세이를 발표했고, 그 이후에 오버워치라는 게임에 빠져서 PC방에만 있다 보니 살이 쪘어요. 그런데... 그런 시간들이 필요했던 같아요. 게임만 한 것이 아니라 나인뮤지스 멤버들이 다 같이 게임에 빠져서 다시 유대관계를 다졌거든요.(웃음)그룹은 탈퇴했지만, 인연이 끊기는 게 아니라 게임을 핑계로 얼굴도 보고, 서로 급격히 변한 상황을 위로해줬어요. 혜미와 금조가 게임 덕후예요. 사실 제주도를 갔는데 할 게 없어서 PC방에서 오버워치를 하기 시작했는데 빠졌어요. 그 이유애린까지 오버워치에 잠깐 빠졌을 정도니 얼마나 재미있는 게임인지 아시겠죠?”

- ‘스위트 리메디’도 그렇고, ‘크리켓송’까지 혼자서 제작이나 유통을 모두 직접 했어요.
“정말 보통 일이 아니더라고요. 뮤직비디오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작업을 같이할 분들을 찾아봤어요. 그리고 오비스(OVIS)란 곳을 발견했는데 작품들이 마음에 들었어요. 알고보니 나인뮤지스 멤버 소진의 친구가 그쪽에 있더라고요. 게다가 나인뮤지스 팬인 분도 있었어요. 제가 인복이 좋다고 느꼈던 게 촬영 내내 지금까지도 짜증낸 사람이 저밖에 없었어요.(웃음) 잠 못 자고 계속 작업하는데도 재미있게 참여해주는 거 같아 감사했어요.”

- 직접 하는 게 힘들지는 않았나요?
“정말 무식하게 들이댄 거 같아요. 아무 것도 모르고 ‘하면 되지’라는 생각과 세상에 반항심도 좀 있었죠. 또 제가 나이가 좀 있으니까 결과물을 엉망으로 내면 안 될 거란 생각에 좋게 내려고 노력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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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솔로곡 ‘크리켓송’은 어떤 곡인가요?
“처음엔 소소하게 곡을 발표하려고 했는데 조금 더 전문적이고 프로페셔널하게 진행해보자는 생각으로 ‘크리켓송’을 출발했어요. 이 노래는 지난해 가을쯤에 만든 노래인데 귀뚜라미 소리 들으면서 만들었어요. 어쿠스틱 버전까지 만들었죠.”

- 나뮤 탈퇴 후 뮤지션으로서 발표하는 정식 첫걸음이기 때문에 ‘크리켓송’을 선택한 의미도 남다를 것 같은데요. 왜 ‘크리켓송’인가요?
“저는 보컬리스트가 아니라 고민이 많았어요. 알앤비 같이 기술적인 면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영감을 받는 사람들은 있지만, 롤모델은 없었어요. 보컬적으로 어떻게 보여줘야 할까 생각했는데 ‘크리켓송’에서는 그냥 내 색깔로, 내 목소리톤으로 가자고 생각했어요. ‘크리켓송’은 후렴구가 발음은 어려웠지만 듣기도 좋은 것 같고, 보컬리스트가 되자는 부담 없이 내 목소리를 그냥 그대로 들려드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불렀죠. 옛날부터 하나의 노래로 다양한 버전으로 발표하고 싶었어요. 이번에도 어쿠스틱 버전을 함께 실었어요. 재즈 요소가 들어가서 아이돌 때 부르던 노래와는 또 달랐죠. 나인뮤지스 활동 때는 정박에 맞춰 불러야 했다면 재즈는 박자를 갖고 놀줄 알아야 했어요. 그 과정에서도 ‘현실 자각 타임’이 왔는데 기술적인 보컬이 들어가지 않아도 듣기 좋으면 된다고 했어요. 아직도 몇몇 분이 ‘목소리에 튠이 왜 이렇게 들어가’라고 했는데 이 장르의 특징이에요.”

- 여기까기 오는 데에 힘들진 않았나요?
“정말 힘들었지만, 마음의 정리가 조금씩 되고 있어요. 정말 힘들 땐 다른 사람의 응원이 그냥 응원만으로 들리지 않는 피해의식이 생기잖아요. 제가 나이도 있고, 한물갔다는 피해의식이 있었죠. 그 과정을 말로 설명할 수 없지만, 빨리 현실적으로 적응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아이돌 세계에 있다가 현실 세계로 돌아오니까 많이 달라졌어요. 소속사도 있다가 없는 게 굉장히 컸죠. ‘크리켓송’을 준비하면서 활동할 때 같이 일했던 스태프들이 얼마나 보고 싶든지.(웃음) 모든 일들이 그냥 나만 잘하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다 같이 맞춰나가야 하는 거였어요. 예전 스태프들에 대한 고마움도 느꼈죠.”

- 많이 힘들면 포기할 생각도 하잖아요. 연예계를 떠난다든지.
“연예계를 떠날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버겁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음악 쪽으로 더 애착이 생겼어요. 나인뮤지스를 그만둔 뒤에 책을 출간하고, 독자와의 만남이라서 북 콘서트도 하면서도 한동안은 내가 노래를 못한다는 자괴감에 빠졌어요. 솔로로 제대로 노래를 처음 부르면서 나는 틀렸다고 생각되는 거예요. 제가 할 수 있는 게 너무 없다고 생각했죠. 그러다 ‘사람은 자신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끈을 잡아야 한다’는 말에 내 가까이에 있는 끈이 뭐냐고 했을 때 노래였어요. 저는 줄곧 노래를 불렀으니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보컬 수업도 다시 다녔어요. 예전에 제 음역대에 맞지 않고, 보컬리스트 같은 기술적인 부분을 불러야 했다면 지금은 노래를 상상하고, 곡에 대한 해석력을 키우고 있어요. 뒤늦게 공부에 빠진 사람들처럼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 음악뿐만 아니라 글, 사진 등 다양한 분야도 도전하고 있어요.
“요즘 애들에게 ‘꿈이 뭐야’라고 물으면 하나만 이야기해야 할 거 같은데 꿈은 하나일 수 없어요. ‘나뮤 나와서 어떻게 뭐 할거야’란 질문을 굉장히 많이 받았어요.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설명하기 힘들더라고요. TV에 당장 나오지 않으면 위기인 줄 알았죠. 짧은 시간 안에 나만의 것을 찾는다는 것이 정말 힘든 것 같아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꿈을 찾아서 나온다고 하는데 이제야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잘하는 것을 펼쳐내야 할 뿐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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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들에게 고마움도 많이 느낄 것 같아요.
“‘스위트 리메디’를 발표하고 독자와의 만남을 준비하면서도 많이 울었고, 팬들을 만나서도 안 울려고 자제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어요. 저는 제가 힘든 것만 생각했는데 슈퍼모델 동기 선배님이 팬들의 입장도 생각해보라고 하더라고요. 네가 힘들기만 하고 있으면 팬들은 누가 달래주냐고 따끔하면서도 스윗하게 말해줬어요. 저도 과도기가 있고, 변화의 과정을 인정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팬들은 오죽하겠어요. 나인뮤지스 때부터 산전수전 겪은 팬들이에요. 서로 표현하고 이해해주고 그래야죠.”

- 팬들과의 관계가 더 단단해졌겠군요.
“팬들과의 관계도 달라졌어요. 나는 늘 음악을 하고 있을 테니 자기 인생도 챙기면서 힘들거나 지치면 저를 바라봐 달라고요. 저를 떠났다고 미안하거나 이러지 말고, 다들 다시 한 번 쯤은 되돌아봤으면 좋겠어요. 팬들에게 너무 미안해요. 만만치 않은 덕질이었을 텐데. 잘 돼서 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어요. 나중에 나인뮤지스 멤버들이랑도 협업하고 싶어요. 민하를 뮤직비디오에 출연시키고 싶고, 민하를 모델로 사진도 찍고 싶고, 혜미랑 라이브 무대에 서고 싶고, 듀엣도 하고 싶어요. 멤버들이 나인뮤지스라는 이름을 최대한 끝까지 끌고 가려고 하는 거 보니까 저도 최대한 할 수 있을 만큼 서포트하고 싶어요.”

- 팬들도 그런 문현아를 응원하고 있고요.
“팬들이 ‘한 번 사는 인생, 문현아처럼’이라고 하더라고요. 예전에 책을 내면 내 인생이 바뀔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더라고요.(웃음) 대신 내 주변에 있는 분들이 조금씩 인정해 줬어요. 그게 조금씩 쌓이고, 내 안의 내가 달라진다는 것을 느끼고, 그냥 계속 뭔가를 기대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들을 걸어 나가자고 다짐했어요. 저는 제 20대가 정말 최고였다고 생각해요. 30세에 계약이 끝났는데 나만한 20대가 있었을까 자랑하고 싶을 정도로 화려했다고 생각해요. 저는 차라리 많이 유명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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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션 문현아로서 음악적 방향이 있다면요.
“들어보지 못한 사운드를 계속 하고 싶어요. 이번 노래에는 실제 귀뚜라미 소리를 휴대폰으로 녹음한 사운드가 담겼어요. 유심히 듣다보면 들려요. 귀뚜라미 소리가 주는 잔잔한 감성을 담았어요. ‘라이프 이즈 소스’(Life is Source)가 모토인데 그 소스가 음악으로 발전할지, 책이나 화보로 발전할지 모르겠어요. 저는 영상을 남기고, 사진을 찍고, 글 쓰는 것이 좋아요. 표현해야 하는 게 제 업인가 봐요.”

- 목표는 무엇인가요?
“이 프로젝트를 문제없이 잘 진행하는 것이 목표고, 올해 안으로 미니앨범도 생각하고 있어요. 팬들이 이제 저를 음악방송이 아닌 공연장에서 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예요. EBS ‘공감’,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같은 무대들이 목표예요. 공연 콘텐츠를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제 안의 생각했던 것을 다 쏟아 부을 예정이에요.

-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오래 알고 지낼수록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요. 내가 어떻게 걸어오고, 어떻게 걸어가고 있고, 이걸 팬들이 잘 알아주기 때문에 이제는 기다려줘서 고맙고, 마음 고생 시켜서 미안해요. 앞으로는 저를 보는 즐거움을 계속 주고 싶어요. 저는 절대 문제 일으키고 살면 안 돼요.(웃음) 자신의 인생 살다가도 저를 보면 동기부여가 되고 재미있고 같이 소통하고 평생 늙어 죽을 때까지 감정 교류하며 살고 싶어요. 팬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지려고요. 같이 영화도 보고 싶고, 오버워치도 하고 싶어요.”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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