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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초점]"박종철·이한열 사이 매개체"…'1987' 김태리의 의미

기사입력 2018. 01. 1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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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87' 스틸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1987' 김태리 캐릭터를 탄생시킨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영화 '1987'은 1987년 1월 스물두 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냈던 사람들의 가슴뛰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

이 영화는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조사받던 대학생 故 박종철이 고문으로 사망하면서부터 6월 항쟁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기의 실화를 모티브로 했다. 그런 만큼 대부분의 캐릭터가 실존 인물이다. 하지만 김태리가 분한 '연희'는 만들어진 허구 인물이다.

'연희'는 유재하의 '가리워진 길'을 좋아하고, 녹음이 맘대로 되지 않는 고물 카세트 라디오가 짜증나는 등 흔히 볼 수 있던 평범한 대학 신입생이다. 이에 첫 미팅을 하러 간 명동 거리에서 故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시위대에 휘말려 난생 처음 독한 최루탄에 휩싸이며 충격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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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87' 포스터


하지만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나요?"라고 의문을 제기하며 데모를 이어가는 동아리 선배와 동기들의 무모함에 탄식하면서도, 점차 갈등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며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는 공감을 이끌어낸다. 권력의 부당함을 알고 그에 맞서는 이들의 선택이 옳다는 것도 알지만, 저항했던 이들과 그 가족의 아픔 또한 너무 잘 알기에 끝까지 외면하고 싶었던 '연희'의 심정은 그 시절 평범했던 모두의 마음을 대변한다.

장준환 감독이 1987년 보편적인 시민들을 상징하는 '연희' 캐릭터를 넣은 데는 이유가 있다. 故 박종철 열사와 故 이한열 열사를 연결하기 위한 매개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장준환 감독은 헤럴드POP에 "'1987'은 故 박종철 열사로 시작해서 故 이한열 열사로 끝나는 이야기다. 하지만 영화적으로 故 이한열 열사의 이야기는 故 박종철 열사의 이야기에 비해 긴장감을 많이 담을 수가 없다. 고민 끝에 '연희'를 매개체로 하는 구조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남성 캐릭터 중심으로 흘러가는 충무로에서 여성 캐릭터를 내세운 것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장준환 감독은 "유일하게 나오는 여성 캐릭터로, 현실을 부정하고 나중에 각성하지 않나. 그런데 故 이한열 열사와 엮인다는 것만으로 로맨스처럼 보일까봐 굉장히 조심스러웠다"며 "'연희'의 말 한 마디, 표정 등 당당하게 살아가는 주체성을 살리려고 신경 썼다. 그런 면에서 김태희와 대화도 많이 나눴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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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헤럴드POP DB


그렇기에 장준환 감독은 김태리를 선택했다. 장준환 감독은 "'아가씨' 때 처음 접했는데 어떻게 저렇게 야무지게 똑부러지게 잘하나 싶어 인상 깊게 봤다"며 "'연희' 캐릭터는 보통 사람들을 대변하는 만큼 굉장히 민감하고, 예민한 부분을 연기해야 하지 않나. 배우의 삶 자체도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만나 이야기해보니 경쾌하고 솔직하게 자기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 멋있고 매력적이었다"고 캐스팅 비화를 공개했다.

이처럼 김태리가 분한 '연희'는 '1987'의 릴레이식 구조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캐릭터였던 셈이다. 무엇보다 김태리 스스로도 '보통 사람'이라는 면에서 공감을 크게 한 만큼 캐릭터에 생기를 불어넣었고, 그 덕에 '연희'는 마지막 모두가 절정의 감정을 느끼게 해준 매개체로써 제 몫 이상을 해냈다.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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