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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리뷰]'버닝', 청춘의 무력감·분노란…미스터리가 주는 울림

기사입력 2018. 05. 1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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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버닝' 포스터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이제 진실을 얘기해봐”

‘버닝’의 울림이다. 이창동 감독이 이전과 달리 청춘에 눈을 돌렸다.

영화 ‘버닝’은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도 강렬한 이야기로,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 ‘헛간을 태우다’를 원작으로 한다. 이창동 감독의 8년만의 신작이기도 하다.

유통회사 아르바이트생으로 아등바등 살아가는 종수가 어린 시절 같은 동네에서 자란 해미와 우연히 재회한다. 닮은 듯 다른 두 사람 사이 벤이 끼며 균열이 일어나면서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명쾌하게 떨어지는 무언가는 없다. 그것이 ‘버닝’만의 매력이다. 이창동 감독은 불안, 분노 등의 감정을 통해 청춘의 이면을 담고자 했다.

각기 다른 내면으로 살아 숨 쉬는 세 캐릭터와 이들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이창동 감독 특유의 통찰력이 흥미롭다. 미스터리함으로 포장한 만큼 묘한 긴장감이 극을 꽉 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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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버닝' 스틸


이에 청춘을 상징하는 유아인, 스티븐 연, 전종서를 선택했다. 유아인의 변신이 반갑다. 유아인이 앞서 강렬한 캐릭터들을 도맡으며 힘 있는 연기를 펼쳤다면, 이번에는 속내를 알 수 없는 캐릭터로 분하며 표현 강박에서 벗어났다. 순수함과 예민함을 오가는 복잡한 심리를 디테일하게 그려냈다.

스티븐 연은 한국에 머물며 촬영에 임했다. 미스터리한 매력의 소유자 ‘벤’을 통해 그동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담아냈다. 전종서는 데뷔작임에도 불구 특유의 신선한 마스크는 물론 자유롭고 당찬 매력으로 스크린을 장악한다. 청춘의 싱그러움, 불안함 등을 날 것 그대로 표현해냈다.

뿐만 아니라 세 캐릭터의 심리를 가까이 들여다보는 듯한 촬영, 조명, 미술 등의 섬세한 터치로 스타일리시한 영상미를 자랑한다. 영상미만으로도 모든 캐릭터들의 심리가 와 닿을 정도다.

이창동 감독이 기존 연출작들보단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 했고, 친절해지긴 했지만 ‘버닝’ 역시 쉽지만은 않다. 더욱이 분명한 걸 좋아하는 요즘 관객들이라면 애매모호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청춘들을 두고 계속해서 물음표를 던지기에 답답할 수도 있다. ‘왜?’라는 질문에 답을 찾는 과정이다. 이창동 감독은 미스터리 자체를 통해 우리 모두의 삶을 조명하고 싶었던 듯하다. “세상이 수수께끼 같다”는 대사가 강렬하게 파고들며 잔상이 남는다.

연출을 맡은 이창동 감독은 “지금 젊은이들은 자기 부모 세대보다 더 못살고 힘든 최초의 세대다. 지금까지 세상은 계속 발전해왔지만 더 이상 좋아질 것 같은 느낌이 없다. 요즘 세대가 품고 있는 무력감과 분노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이창동 감독이 현 시대 자화상으로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개봉은 오늘(17일).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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