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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리뷰]'내안의 그놈', 진부함도 뛰어넘은 진영의 美친 웃음 하드캐리

기사입력 2019. 01. 0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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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내안의 그놈' 포스터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시작부터 끝까지, 제대로 웃음을 터뜨리게 만든다.

몸 혹은 영혼이 바뀌는 설정은 이미 너무나 많이 소모되어온 코미디영화 클래식이었다. 그렇기에 아저씨와 고등학생의 육체가 바뀐다는 영화 ‘내안의 그놈’의 설정 또한 다소 식상하게 다가올 수 있었고, 펼쳐질 이야기도 쉽게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내려놓게 만들었다. 하지만 웬걸, ‘내안의 그놈’은 “웃음 대환장 파티”라는 홍보 문구만큼 끊임없이 웃음을 멈출 수 없게 만든다. 분명 어디서 본 듯한 식상한 설정과 다소 유치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내안의 그놈’은 재치 가득한 웃음 포인트로 관객들을 무장해제 시켜버린다.

뚱뚱하고 숫기 없는 ‘아싸’ 고등학생 동현(진영 분)과 잘나가는 엘리트 아재 판수(박성웅 분)의 바디체인지. 과거 이와 비슷한 설정의 코미디 영화들은 이들이 영혼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주변의 엉뚱한 상황들과, 당황하는 인물들이 서로의 육체를 다시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려내며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내안의 그놈’은 동현의 몸속으로 들어온 판수 앞에 첫 사랑 미선(라미란 분)이 등장하는 것과 같이 과거 육체의 관계에서 오는 아이러니로 웃음을 만들어낸다. 당장 관계부터 꼬여버리니 인물들이 마주치기만 해도 웃음이 새어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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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내안의 그놈' 스틸


역시 영화를 이끌어가는 가장 큰 힘은 진영이다. 영혼만은 엘리트 아재인 판수고, 육체는 아싸’ 고등학생 동현을 간직하고 있는 인물을 그려내며 진영의 모습은 너무나 천연덕스럽다. 게다가 말이 엘리트 아재지 사실은 잘나가는 건달에 불과한 판수가 왕따 고등학생의 몸에 들어와 버리니 앞으로 벌어질 일이 불 보듯 뻔하다. 하지만 상황 속에서 진영의 뻔뻔스러운 연기가 어우러지니 예상 외로 금상첨화다. 대사 한 마디, 손짓 하나, 모든 것이 웃음 포인트를 살살 간지럽힌다. 박성웅, 라미란, 이준혁 등의 연기파 배우 사이에서도 단연 밀리지 않는다.

박성웅 또한 ‘내안의 그놈’을 통해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반전 매력을 뽐낸다. 배우 본인 역시 영화 ‘신세계’ 속 이중구의 캐릭터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지만, ‘내안의 그놈’은 너무 돌이킬 수 없는 탈출이다. 몸과 얼굴이 가지고 있는 카리스마는 여전히 이중구인데, 행동들은 지질한 ‘아싸’ 고등학생 동현이다. 계속해서 상황을 벗어나려고만 하고 슬프고 애석한 표정을 지으며 웃음을 자아내게 만든다. 상황도 상황이지만, 박성웅이 이런 연기를 해낸다는 것에서 웃음은 배가 된다.

라미란, 이준혁, 김광규, 윤경호의 감칠맛 나는 코믹 연기도 ‘내안의 그놈’에서 빠질 수 없는 백미다. 특히 라미란은 판수와 동현의 상황에서 아이러니를 더하는 인물로 분하면서 적재적소에 웃음 포인트를 박아 넣는다. 김광규 또한 동현의 아버지 ‘종기’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판수의 오른팔 ‘만철’ 역을 맡은 이준혁은 코믹 연기 뿐 아니라 남다른 액션 연기로도 눈을 사로잡는다. 분명 코미디 영화에서의 액션은 부족할 것이라는 선입견이지만 이준혁이 펼치는 영화 속 액션 연기는 영화 ‘아저씨’ 저리가라 할 아우라를 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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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내안의 그놈' 스틸


한국 코미디 영화의 특성상 신파적 요소 또한 빠질 수 없었다는 게 다소 흠이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도 ‘내안의 그놈’은 눈물을 짜내기보다 아이러니를 더 극대화시켜 웃음을 멈출 수 없게 한다. 그러니깐 한마디로 ‘내안의 그놈’은 오로지 ‘웃음’에만 신경을 썼다. 한물간 ‘건달 코미디’, ‘바디체인지 코미디’, ‘가족 코미디’들을 한데 섞어서 깊은 웃음을 만들어낸다. 마치 소시지, 햄, 라면사리, 김치 등 맛있다는 재료들만 다 모아서 깊은 맛을 내는 부대찌개와 같다. 다소 MSG 맛은 나지만, 가끔씩 자연식보다는 MSG도 맛 봐야 인생도 행복한 법이다.

한마디로 ‘내안의 그놈’은 한 끼 잘 차려진 ‘코미디 정식’이다. 먹고 나면 배부르지 않고 깔끔하다. 뒤탈도 없다. 몇 번씩 곱씹어 봐도 웃음은 유효하다. 유치해서 외면하고 싶은데 웃는 건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는 영화 ‘내안의 그놈’이다. “(영혼이 바뀌는 상황에) 적응하는 과정을 좀 더 설득력 있게 그려내면 공감대를 잘 끌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한 강효진 감독. 다소 결말은 허무맹랑할 수도 있지만 ‘내안의 그놈’의 바디체인지가 확실하게 이전의 영화들과는 차별화된 웃음을 전달한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오늘(9일) 개봉했다.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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