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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리뷰]'열두 번째 용의자', 쫄깃한 밀실 추리로 되짚어보는 시대의 비극

기사입력 2019. 10. 1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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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열두 번째 용의자' 포스터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심리 추적극의 형태로 시대의 비극을 조명, 장르적인 재미와 메시지 역시 놓치지 않았다.

영화 ‘열두 번째 용의자’는 한 유명 시인의 살인사건을 통해 시대의 비극을 밝히는 심리 추적극. 해당 영화는 시작부터 살인사건 후 모여든 다양한 캐릭터들을 롱테이크로 소개하는 장면으로 몰입감을 끌어올린다.

또한 아가사 크리스티의 세계적 추리 소설 ‘오리엔탈 특급 살인사건’을 오마주한 오리엔타르 다방에서 살인사건의 용의자들을 추궁하는 과정에서 심리 추적극 특유의 쫄깃쫄깃한 긴장감과 쾌감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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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열두 번째 용의자' 스틸


무엇보다 오리엔타르 다방은 해방 그리고 한국전쟁까지 견뎌온 공간인 만큼 자연스레 살인사건이 시대의 비극과 연결된다. 일제강점기, 한국전쟁의 암울했던 당시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응축한 것.

이와 동시에 해방 후 친일파 청산 등 과거에 대한 성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전쟁이 일어났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끔 화두를 던진다.

밀실에서 추리를 해가는 밀도 있는 심리 추적극으로 출발해 친일 청산 의식을 재점화하는 반전으로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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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열두 번째 용의자' 스틸


중심에서 극을 이끌어간 김상경의 연기가 돋보인다. 많은 대사량을 안정적이게 소화한 것은 물론 양면성을 갖고 있는 캐릭터를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섬세하게 그려내 놀라움을 자아낸다.

김상경뿐만 아니라 허성태, 김동영, 박선영, 정지순, 장원영, 김지훈, 남연우 등 연기 잘하기로 정평이 나있는 배우들이 각기 자리에서 존재감을 내뿜으면서도 완벽한 앙상블을 이뤄내 완성도를 높였다.

초반 용의자들의 사연을 차례대로 들추는 과정에서 다소 지겨운 감이 없지 않아 있으나 반전의 막이 오르면서는 손에 땀을 쥐게끔 전개가 압도적으로 휘몰아친다.

연출을 맡은 고명성 감독은 “개인적으로 한국의 근대사는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고 생각한다. 해방 후 친일파에 대한 청산이나 과거에 대한 성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전쟁이 일어났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해결되지 않은 과거의 문제들이 참 많다. 명동과 남산이라는 상징적 공간을 무대로 기득권 세력에 의해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던 진실을 영화적으로 풀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퍼즐 서사 추리 구조 속에서 펼친 고명성 감독의 소신 있는 주장이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줄까. 개봉은 오늘(10일).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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