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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인터뷰①]'내가 죽던 날' 이정은 "대사 없이 연기..다른 환기 불러일으켰죠"

기사입력 2020. 11. 2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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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정은/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잘 듣고, 보니 다른 감각이 열리는 것 같았다”

지난 2019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으로 전성기를 맞이한 배우 이정은이 신작 ‘내가 죽던 날’을 통해 스크린에 컴백했다. 무엇보다 이정은은 대사 없이 연기해야 한 캐릭터 역시 완벽히 소화해내며 ‘믿고 보는 배우’로서의 진가를 제대로 발휘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이정은은 그동안 대사가 많은 캐릭터들을 해왔다면, 이번 도전으로 배우로서 새로운 환기가 됐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외국 작품 중에 ‘나, 다니엘 블레이크’, ‘맨체스터 바이 더 씨’ 같은 느린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다. 옛날에는 직접적인 감정 표현을 하는 장면들이 많은 작품들을 선호했다면, 캐릭터의 실제 생각을 조금 이해하게 되니 시나리오가 다르게 보이더라. 되게 좋게 읽은 데다, 김혜수가 한다고 해서 같이 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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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가 죽던 날' 스틸


이정은은 극중 손을 내밀어준 무언의 목격자 ‘순천댁’ 역을 맡았다. ‘순천댁’은 사고로 목소리를 잃은 섬마을 주민이다. 특히 이정은은 목소리 없이도 몸짓과 표정만으로 모든 감정을 전달하며 진한 여운을 선사한다.

“그동안 사투리 쓰거나 언어유희적인 걸 발휘하는 역할들이 많아서 어느 날은 드라마를 찍다가 대사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래서 ‘내가 죽던 날’을 만나자 마침 잘됐다 싶으면서 이걸로 도전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렇고, 감독님도 과하지 않게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해 많이 안 드러내려고 했다. 목소리를 잃은 인물인 만큼 더 잘 많이 듣고, 보게 되더라. 다른 감각이 열리는 것 같았다.”

더욱이 이정은은 대사가 많은 캐릭터들을 주로 해오며 스스로에게 질린 상황에서 ‘순천댁’을 만났기에 귀중한 기회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언어 마술사로 칭찬 받을 때였는데 대사를 많이 하다 보니 스스로에게 질렸던 것 같다. 직업이 배우다 보니 버거워서 버리고 싶을 때도 있고, 반면 다른 표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하는데 ‘내가 죽던 날’은 내게 다른 환기를 불러일으킨 것 같다. 배우가 변해봤자 얼마나 변하겠나. 자신 안에서 많은 것들을 끄집어내고 배열하면서 실험을 계속 해보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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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정은/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뿐만 아니라 영화 속 이정은이 분한 ‘순천댁’은 종이에 글씨를 쓰며 ‘현수(김혜수)’와 대화를 나눈다. 이에 이정은은 필체까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혀 흥미로웠다.

“투박함이 나타나면 ‘순천댁’에 더 좋을 것 같았다. 왼손으로 쓴 필체가 느낌이 좋더라. 받침 빠지는 것도 감독님과 어디를 빼고 넣을지 의논했다. 누구에게 맡기고 싶지 않고 직접 소화하고 싶어 여러 가지 안을 놓고 굉장히 오랜 시간 왼손으로 연습했다.”

베테랑 배우 이정은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었던 ‘내가 죽던 날’. 코로나19 여파로 침체한 극장가에 개봉하게 된 가운데 관객들이 자신의 감정 그리고 남의 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내가 죽던 날’을 통해 한 번 정도는 여유 있게 내 감정을 들여다보고, 남의 이면을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코로나19로 관객들은 많지 않더라도 이 시기에 개봉하고, 한 분이라도 오실 수 있는 행운을 얻은 게 진심으로 감사한 일이다.”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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