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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0이하로는 팔지마세요”…아파트 담합 재등장
매도가 제시·매물회수 독려

전문가들 “성공 힘들 것”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걸까? 아파트를 싸게 팔지 말자는 집단행동이 수도권 대단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한때 ‘가격담합’으로까지 불리던 이런 움직임은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타던 2006년께 나타나던 현상.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택 가격이 바닥을 친 뒤,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이런 현상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낳고 있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광명시의 한 아파트 단지의 입주자 카페에서는 ’매물을 모두 거둬들이자’는 독려의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수도권의 다른 지역에 비해 현저히 가격이 낮게 형성돼 있는 ’억울함’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일단 매물이 모두 사라져야 한다’는 내용의 주장이 담겨 있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커지면서 ’가격담합’움직임이 수도권 대단지 아파트에서 다시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2006년 한 아파트 부녀회가 내건 가격담합 플래카드.

‘제값을 찾아야 한다’는 또 다른 제목의 게시글에서는 아예 구체적으로 각 면적별 적정 가격을 제시하며 해당 가격 이하로는 매물을 내놓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입주자들의 반응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댓글에서 “이미 회복 이상의 가치를 보이고 있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승 움직임이 너무나 더디다”며 “중개업소들이 가격을 낮추려는 시도에 주민들이 너무 쉽게 휘둘리고 있다”고 분개하기도 했다. 각각의 게시글에는 100개에 가까운 찬성 일색의 댓글이 달려 있다.

‘아파트 제값 찾기’와 ‘아파트 가격담합’이란 상반된 평가를 받는 이런 집단행동은 과거 2006년에서 2007년 사이 부녀회를 중심으로 수도권 등지에서 성행했다. 실제 부녀회의 적극적인 실행으로 당시 가격이 일부 상승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이로 인해 정부에서는 해당 단지를 ‘집값 담합 아파트’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나타난 이런 현상이 과거와 같은 집값 상승 효과를 얻기는 힘들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주민들 스스로 자산 가격을 지키려는 심정을 이해한다 하더라도, 아직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본격적인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지 않아 신규 수요층의 유입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정순식 기자/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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