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각각 4만4802대 및 3만444대 등 총 7만5246대의 자동차를 내다팔았다. 둘을 합쳐 직전년도 같은 달 5만4845대보다 무려 37%나 판매가 늘었다.
하지만 유력했던 미국 시장 빅6 진입은 끝내 좌절됐다. 미국 시장 6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을 펼쳤던 닛산이 연말 공격적인 인센티브 정책을 앞세워 작년 12월 한 달 동안 9만3730대를 판매함에 따라 연간 판매량에서 1만4000대 가량 뒤졌다.
전통적으로 미국 자동차시장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자국 업체와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업체까지 6개사가 쉽게 넘볼 수 없는 아성을 구축해왔다. 누구도 벽을 넘어서는 것은 불가능하게 여겨질 정도였다.
그러다 지난 2008년 하반기 미국발 금융위기가 불거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중소형차 라인업의 경쟁력을 보유한 현대ㆍ기아차가 급부상한 것. 경쟁업체들이 일제히 주춤했던 지난 2009년 현대ㆍ기아차는 홀로 판매량을 늘리며 미국 내 6위였던 닛산을 맹렬히 추격했다. 그 결과 2008년 28만대 가까웠던 두 회사의 격차는 2009년 3만5000대 수준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역전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실제 작년 미국 내 판매량 추이를 보면 상반기 닛산의 적극적인 인센티브 정책에 밀려 뒤지던 현대ㆍ기아차는 6월부터 5개월 연속 닛산을 따돌리면서 10월말 현재 누적 판매대수에서 4000여대 차로 닛산을 앞섰다. 그때까지만 해도 빅6 진입은 확정적이었다.
하지만 연말을 앞둔 시점에서 닛산이 또다시 파격적인 인센티브 정책을 들고 나왔다. 이 기간 닛산은 2011년형 알티마에 대해 최고 3500달러에 달하는 인센티브를 지급했고, 리스금리는 무이자 수준까지 낮췄다.
반면 현대차는 알티마와 경쟁관계에 놓인 2011년형 쏘나타에 대해 단 한 푼의 인센티브도 지급하지 않았고, 리스금리도 최고 4.9%를 유지했다. 그로 인해 11월과 12월 연속 닛산이 현대ㆍ기아차를 앞서면서 결국 6위 자리는 닛산의 몫으로 돌아갔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 시무식 신년사에서도 언급됐듯이 단순히 판매대수를 늘려 순위를 끌어올리기보다는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지난해 미국 판매전략도 이러한 차원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충희 기자 @hamlet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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