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자리를 탈환한 미국의 제112대 의회가 5일 출범함에 따라 미국 정국에 변화가 예상된다. 존 베이너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이날 새 하원의장에 선출돼 4년 전 자신이 직접 의사봉을 건넨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으로부터 다시 의사봉을 넘겨받았다. 그는 취임연설에서 “힘든 일과 어려운 결정들이 112대 국회에서 요구될 것”이라면서 “국민들은 종전과 같이 일하는 것을 끝내라고 표를 줬다. 우리는 국민의 지시를 오늘 따르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112대 의회는 하원의 경우 공화당이 242석, 민주당이 193석을 차지해 공화당이 압도적 과반수를 확보하게 됐고, 상원도 민주당 의석이 60석에서 53석으로 줄어든 반면 공화당은 과반수에 근접한 47석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집권 후반 2년 임기를 시작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건강보험개혁법 폐지와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예산삭감 방침을 놓고 벌써부터 큰 전선이 형성돼 있다.
그러나 여전히 민주당이 상원의 다수당을 여전히 차지하고 있고, 공화당이 오바마 대통령의 법안 거부권을 무력화할 재적의원 3분의 2선의 의석은 하원에서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타협의 정치’도 예상된다. 예산삭감의 경우 공화당은 당초 2011 회계연도 가운데 1000억달러를 삭감하겠다는 방침을 공언해 왔지만 최근 목표를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공화당은 예산 지출을 솔선수범해 줄이겠다는 상징적 차원에서 의회경비 5% 삭감안을 새 의회 개원 이틀째인 6일 하원에서 표결한다는 방침이다.
새 의회 개원 이후 즉각 폐지하겠다고 공화당이 밝힌 건강보험개혁법의 경우 오는 12일 공화당이 제출한 폐지안에 대한 하원 표결이 예정돼 있다.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하원에서 건보개혁법 폐지안이 통과되더라도 민주당이 과반을 점하고 있는 상원 통과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밖에 집권 2012년 대통령 선거를 놓고 집권 민주당과 공화당 간 치열한 공방도 점쳐지고 있다.
한편 하원 공화당은 국민의 뜻을 존중하고 대표한다는 뜻에서 6일 회의에서 헌법 전문을 본회의장에서 릴레이 낭독하는 행사도 갖는다. 하원은 개원식 뒤 모든 상임위원장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하고 법안의 표결을 실시하기 3일 이전에 모든 법안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등을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하원운영규칙을 표결로 처리한다. 상원은 이날 의장직을 겸임하고 있는 조 바이든 부통령 주재로 첫 회의를 열고 새롭게 임기를 시작한 초선 의원들의 취임 선서를 시작으로 의정 활동을 시작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