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는 25일 의회에서 새해 첫 국정연설 한다. 존 베이너 미 하원의장은 11일 오바마 대통령에게 공식적으로 보낸 초청장을 통해 25일 열릴 상ㆍ하 양원 합동회의에서 국정연설을 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 연설은 지난 중간선거 후 공화당 다수의 하원이 탄생한 뒤 이뤄지는 첫 국정연설이어서 관심이 모아진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연설을 통해 자신이 역점적으로 추진할 올해 주요 정책 방향과 향후 대(對) 의회 관계를 비롯한 정국 구상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연설은 오바마 대통령이 경제 정책과 채무 삭감 노력에 대해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과 얼마나 협력할 수 있을 것인지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이밖에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 및 이란의 핵문제와 7월부터 철군이 시작될 아프가니스탄전 문제 등 외교정책의 방향에 대해서도 밝힐 예정이다. 지난해 국정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더욱 강한 제재와 고립을 경고하는 한편 향후 5년 내 수출 2배 증가 목표를 밝히면서 FTA를 체결한 한국, 파나마, 콜롬비아와 무역관계 강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AP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의 의회 연설에는 항상 돌발사건이 일어났다면서 지난 2009년 9월 건강보험 개혁에 관한 상ㆍ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공화당 조 윌슨 의원이 “거짓말이야”라고 외친 것이나 지난해 국정연설 때 사무엘 알리토 대법관이 대법 판결을 비난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을 들으며 “사실과 다른데”라며 혼잣말 한 것 등을 거론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국정연설에 앞서 12일 애리조나 대학에서 열리는 총격 희생자 추모식에 참석해 ‘관용’을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연설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가 될 것이라면서 성공적인 재난 연설로 국정전환의 계기를 삼았던 클린턴, 부시 등 전직 대통령에게서 배워야 할 연설 포인트 3가지를 소개했다.
신문은 우선 연설의 포인트가 대통령 자신이 아닌 희생자들에 향하도록 ‘짧고 간결하게’ 하라고 조언했다. 긴 연설로 유명한 클린턴의 경우 오클라호마시티 테러 사건 때 9분을 넘기지 않았고 부시나 레이건도 재난 연설은 4분을 넘기지 않았다는 것. 이밖에 국가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고 있는 국민들의 향해 ‘미국의 이상’을 전달하며 ‘성경 문구’를 이용하라고 조언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