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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곡물가 고공행진에 각국 대책 마련 총력전
곡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각 국에서 식료품 가격인상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미국 농무부가 옥수수 및 대두의 재배량 및 재고량 감소를 발표하면서 주요 곡물가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신흥국의 수요증가와 글로벌 투기자금의 쏠림 현상으로 당분간 물가 오름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13일 ‘글로벌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이 저금리 기조 속에 더 많은 생필품 구매에 나설 경우 주요 식품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옥수수ㆍ대두 고공행진 계속=13일 옥수수와 대두 가격은 3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된 옥수수 3월물 선물은 전일대비 11.5센트 상승한 부셀(약 27kg)당 6.425달러를 기록했다. 대두 3월 선물은 전일 대비 1센트 상승한 14.16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밀 3월 인도분 선물도 13센트 상승한 부셀당 7.835달러를 기록했다. 옥수수 최대 수출국인 미국의 생산량 감소 전망에 글로벌 수요 증가로 재고가 빠듯해질 것이란 우려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에 따라 주요 곡물가 상승이 주도한 식품가격 쇼크의 여파가 각국에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춘제(春節)를 앞두고 수요가 급증한 데다 남방지역의 한파 등 자연재해로 유통에 차질을 빚으면서 주요 농산물 가격이 새해 들어 급등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13일 최근 18개 품목의 농산물 평균 도매가격이 ㎏당 3.44 위안으로 일주일 전보다 6.2% 상승했다고 밝혔다.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식품지수도 6개월 연속 오르며 2008년 6월 이후 2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각국 인플레 타계 방안 고심=각 국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고심중인 가운데 특히 곡물 수요가 급증하는 신흥국들은 성장세 둔화 우려에도 보조금 지급 및 수입관세 철폐 등 각종 방안을 동원해 인플레 타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은 물가상승률이 5%에 이르자 4개월 새 두 차례 금리를 인상하고 투자규제를 강화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 로이터 통신은 13일 중국 당국이 수백만 톤 규모의 곡물수입을 추가로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밖에 당국은 야채를 실은 트럭에 대해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인도 당국은 양파값 급등 등 물가상승에 대처하기 위한 긴급 각료회의를 소집, 밀 수출 금지 및 이달 말 금리인상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중앙은행은 지난해 금리를 여러 차례에 걸쳐 2%포인트나 인상했으나 지난달 식품가가 1년 전에 비해 18% 급등했다. 이집트 정부는 13일 자국의 식료품 가격 인상으로 알제리와 튀니지 같은 폭동의 위험에 직면했다고 보고 식품 보조금 지급 등 물가안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필리핀도 밀과 시멘트 수입분에 대한 관세부과 방안을 연장하기도 했다고 이날 밝혔다.

▶오름세 계속=전문가들은 합해서 25억명에 이르는 인구를 가진 중국과 인도의 수요증가로 향후 식품가격이 계속 상승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10억명이 넘는 세계 인구가 여전히 영양 부족 상태에 있기 때문에 생활여건이 좋아지면서 이들의 수요가 증가해 식품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은행은 13일 보고서에서 “중국의 고인플레는 주로 식품가격 급등에 기인하고 있다”면서 “상당수 국가들에서도 수입물가가 크게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식품가격이 수요량보다는 에너지 가격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3일 “식량생산을 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에너지이고 2007년과 2008년 식품가격 폭등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에너지였다”고 지적했다. 농업이 현대화될 수도록 비료 혹은 농기계 및 운송에 필요한 연료 형태로 에너지 의존도가 커진다는 것이다. 신문은 국제통화기금의 원유가격과 와인가격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보고서를 거론하며 “인도와 중국의 성장이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면 식품가격에도 동일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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