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 반(反)정부 시위로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74) 대통령이 축출됐으나 수도 튀니스에서 여전히 총격이 벌어지는 등 긴장은 여전한 상태다.
이에 따라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16일 치안이 불안한 튀니지에 체류중인 국민들의 보호대책과 관련해 “상황이 악화될 경우 교민 100여명이 비상철수해야 하는데 전세기를 통한 철수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15일(현지시간) 튀니스에서는 폭도들이 내무부를 경비하던 경찰관들을 상대로 총격을 가해 쌍방 간 교전이 벌어졌으며, 골프채로 무장한 무리가 일종의 ‘자경단’ 행세를 하며 인근 부유층 거주지역을 약탈하기도 했다고 AP통신 등 주요 외신이 전했다.
또 벤 알리 전 대통령 부인 레일라 여사의 조카 이메드 트라벨시가 며칠 전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고 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날 결국 숨졌다.
튀니스 중앙역 청사와 인근 대형 할인매장과 상점에서도 폭도들의 방화와 약탈이 잇따르면서 이 일대가 연기로 자욱했다.
전날 내려진 국가비상사태로 튀니스 시내 곳곳에는 군 병력과 탱크가 배치됐으며, 대중집회와 일몰~일출 때의 시내 통행 역시 전면 금지된 상태다.
튀니지를 빠져나가려는 각국 여행객 역시 야간통금 조처로 튀니스 국제공항에서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가운데 일부는 대기실 바닥에 자리를 펴고 잠을 청하는 등 난민촌을 방불케 하고 있다.
시내 식당에는 이미 음식이 떨어졌고, 식료품 판매시설 앞에는 과자 한 조각이라도 구하려 몰린 시민들로 긴 줄이 늘어섰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