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지지발 민주화 시위가 예멘으로 확산되고 있다.
예멘 대학생 1000여 명은 이날 수도 사나에 있는 사나대학교 교정에서 예멘 주재 튀니지대사관까지 행진하며 아랍권 내 독재자에게 저항하라는 내용의 구호를 외쳤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학생들은 행진 중 “예멘은 자유의 튀니지에 경의를 표한다”, “아랍인들은 부도덕하고 겁먹은 지도자들에게 혁명을 안겨줘야 한다”고 외쳤다.
또 ‘권좌에서 쫓겨나기 전에 떠나라’, ‘우리는 새로운 예멘을 건설하기 위해 평화롭고 민주적인 변화를 원한다’는 내용의 플래카드도 등장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학생들은 이날 거리행진에서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장기집권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살레 대통령은 1978년 이후 33년째 장기 집권하고 있다. 이번에 튀니지에서 축출된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전 대통령이 1987년 후 23년여 동안 집권한 것보다 훨씬 오랜 기간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예멘 집권당은 사실상 살레 대통령의 종신 대통령제를 추진하고 있어 야권과 학생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집권당인 국민의회당(GPC)은 지난 1일 의회에서 야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 대통령 연임 제한규정을 철폐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헌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오는 4월 27일 총선과 함께 치러질 국민투표에서 헌법 개정안이 통과돼 연임 제한규정이 없어지면 살레 대통령에게는 종신 집권의 길이 열리게 된다.
예멘 야당 연합체인 커먼포럼(Common Forum)은 헌법 개정안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반대 시위를 독려하고 있어 국민투표일까지 긴장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