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독재정권이 붕괴된 튀니지에서 과도정부의 밑그림이 드러난 가운데 구세력의 무력도발로 총격전이 발생하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16일(이하 현지시각) 수도 튀니스에서 북쪽으로 15km 떨어진 카타지에 위치한 대통령궁, 최대야당인 진보민주당(PDP) 본부 건물, 내무부 청사 등 주요기관 근처에서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74) 전 대통령에 충성하는 무장세력과 정부군 간의 총격전이 발생했다. 무장세력 가운데 일부는 구급차, 정부 차량 등에 탑승한 채 시민과 주변 건물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하기도 했다.정부군과 경찰은 무장세력의 공격을 진압하고 50명 이상을 체포했으며 이들 중에는 알리 전 대통령의 조카인 카이스 벤 알리와 경호실장 알리 세리아티가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무장세력 2명이 사살된 가운데 구체적 인명피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또 도심이 봉쇄된 수도 튀니스에서는 약탈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민은 식료품 부족과 신변 불안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한편 모하메드 간누치 총리는 이날 주요 야당 지도자들과 회동 후 과도 통합정부의 구성이 17일 발표될 것이라고 밝히고 “튀니지 역사에 새 페이지를 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벤 알리 전 대통령과 가까운 친 정부 정당 및 공산당 등은 연립정부에서 배제될 예정이며 진보민주당 설립자 나치브 체비 등 야당인사 3명이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