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중국 초상은행과 전략적 업무제휴를 체결함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에 중국 자본의 유입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중국 금융기관과의 업무 제휴는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시장 진입에 도움이 되는 반면, 국내 금융회사의 노하우를 중국에 유출시킬 우려도 커 논란거리다.
하나지주는 지난 18일 초상은행과 양사의 상호지분 참여를 포함한 업무 전반에 걸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제휴가 양국 소매 금융 강자 간에 이뤄졌다는 점은 해외 영업망 확대라는 측면에서 눈여겨 볼만 하다.
하나지주는 지난 1996년부터 꾸준히 중국 시장에 공을 들여왔다. 2007년 현지 법인 전환으로 중국 전역 영업을 본격화했지만 엄격한 중국 금융당국의 규제가 하나지주의 현지화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때문에 이번 초상은행과의 제휴는 하나지주가 중국 영업망 확대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초상은행은 중국 내 영업점 수만 776개에 이르는 대형은행이다. 하나은행은 초상은행의 영업망을 활용해 현지 영업활동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실제로 양측은 이번 제휴를 통해 우수한 소매 금융상품을 공유할 계획이다. 초상은행이 중국 신용카드 시장의 23%를 점유하고 있다는 점은 하나지주 카드부문의 중국 내 영업활동이 그만큼 수월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밖에도 하나지주의 강점인 PB업무 등이 초상은행과 중국 내 영업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다.
또 올해 하반기 이뤄질 양측의 지분 교환은 장기적인 투자자 유치를 위해 노력하던 하나지주 입장에선 호재일 수밖에 없다. 초상은행의 지분 참여는 하나지주의 안정적인 지배구조 형성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중국 금융자본의 국내 진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아직도 국내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국의 금융시스템이 우수한 국내 금융영업 노하우를 가져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최근 급팽창한 중국의 막대한 자본력이 국내 금융시장을 장악할 것이라는 걱정도 무시하긴 힘들다. 이번 제휴가 단순이 영업의 한부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기업금융, 리테일, PB, 자금 및 국제금융, 외환, 신용카드, 투자은행, 인원교류 등을 총망라하는 수준이어서 국내의 금융노하우를 너무 쉽게 중국 측에 유출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긴 어렵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지주사의 해외시장 진출을 독려하는 상황에서는 이번 하나지주의 초상은행과 제휴는 주목할만하다”며 “중국 자본의 국내 진출의 의미는 속단하긴 어렵고 시간을 두고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wbo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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