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식·공동기자회견서 언급
후 주석 “국가사정 참작해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한 가운데 양국 정상이 이례적으로 인권문제로 날선 공방을 주고 받으며 신경전을 펼쳤다.
미국은 민감한 사안인 인권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중국에 직격탄을 날리는 등 인권이 향후 미국 정부의 대(對)중국 외교정책에서 중요한 의제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후 주석과 함께 연단에 오른 뒤 시작한 환영 연설에서 “보편적인 인권이 보장될 때 세상은 더 좋아질 것”이라면서 “인권 보장은 미래 중국의 성공 열쇠”라며 중국의 인권을 직접 거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중국이 국제사회의 강력하고 성공적인 구성원으로 부상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힌 데 이어 “역사는 모든 국가의 책무와 시민의 인권, 특히 인간의 보편적 권리가 신장될 때 그 사회가 보다 조화롭고 그 국가가 더 많은 성공을 거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중국의 인권 신장을 촉구했다.
후 주석은 이에 대해 “21세기 두 번째 10년을 여는 이때 공통의 이익, 공통의 번영을 위해 미국과 함께 일할 것”이라면서도 “양국은 핵심이익을 다루는 데 서로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며 인권ㆍ정치체제 문제 등에 있어 중국의 핵심이익이 침해돼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진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인권 공방은 계속됐다.
미국 AP통신 기자의 중국 인권문제에 관한 질문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양국은 정치체제, 문화, 역사와 발전단계도 다르다. 하지만 미국은 언론과 집회의 자유가 각자의 문화적 특징을 넘어서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미국과 전 세계를 위해 중국과 계속 협력할 것이며, 상호간의 이견이 협력을 가로막아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후 주석은 “중국은 계속해서 인권 개선에 노력해왔고 큰 성과를 거뒀다면”면서 “중국은 인권의 보편적 원칙을 존중하지만 이 원칙은 국가별 사정을 참작해야 한다”고 회답했다. 이어 그는 “인구가 많은 개발도상국으로서 중국의 경제사회 발전이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덧붙였다. 중ㆍ미 간 인권대화에 대해서는 상호 존중과 내정 불간섭 원칙에 입각해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희라 기자/hani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