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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업 급감…그뒤엔 그들이 있었다
오길성씨등 노동운동가서 고용부 ‘교섭협력관’ 변신…

13년만에 근로시간손실 최저 유도



지난해 8월 9일 새벽 현대제철 인천공장에는 파업을 몇 시간 앞두고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노조 측 사수대가 정문을 점거한 가운데 노사 간 막판 교섭이 펼쳐지고 있었던 것. 전날 시작된 교섭은 여명이 불타오르는 새벽까지 이어졌지만, 해고 근로자 복직 문제 등이 꼬이면서 협상은 교착 상태로 빠져들었다.

노사 모두 더이상 협상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을 즈음 분주하게 움직인 사람이 있었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소속되어 있는 오길성 교섭협력관이었다. 민주노총 부위원장 출신인 그는 해고자를 어렵게 설득해 복직 요구를 자진 철회하도록 했다.

이에 회사 측도 일정하게 양보하면서 한 시간 앞으로 다가온 파업을 막을 수 있었다.

하마터면 2000여명의 근로자 임금을 날리고 수백억원의 생산 차질을 빚을 수 있는 파업을 막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가 다름아닌 ‘교섭협력관’이다.

고용부 지방청에 소속되어 있는 이들은 지난해 파업을 줄이고 노사분규로 인한 근로시간 손실을 13년래 최저치 수준으로 낮추는 역할을 담당한 숨은 공로자로 꼽힌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총 5명의 교섭협력관이 활동하고 있다. 2009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오길성 중부청 협력관과 황명진 대구청 협력관이 파업을 줄이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하면서 지난해 고용부는 3명의 교섭협력관을 추가로 뽑았다.

서울청에 근무하는 조선옥 협력관과 광주청의 신문호 협력관, 그리고 대전청의 안우헌 협력관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들 모두 10년 이상 노동운동가로 활동해온 탓에 노조 측에 대한 이해는 물론 회사 측에 대해서도 이해가 높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지난해 이들은 전국 곳곳의 노사분규 현장을 누볐다. 서울청의 조 협력관과 광주청의 신 협력관은 ‘공공 부문 노사관계협의회’ 시범운영지역으로 선정된 서울과 광주지역에서 실무협의체 간사로 활동하며, 공공 부문(공무원ㆍ교원) 노사관계 선진화 구축에 매진했다.

특히 조 협력관은 지난해 4개월 이상 지속되며 노사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한양대 학사지원직원 노조의 파업을 종료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초창기 멤버인 오 협력관은 다년간의 상급단체 간부 및 중노위 근로자위원의 경력을 활용해 현대차ㆍ기아차, 고려대ㆍ한양대의료원, 적십자병원 등의 임단협 교섭을 주선하고 노사 갈등 해결했다.

또 민주노총 조직쟁의 실장 출신인 황 협력관은 강성지역인 금속노조 경주지부 등을 주요 활동 무대로 발레오전장코리아 상신브레이크 대구탁주합동제조공장 경북대병원 등의 교섭 주선 및 노사 갈등 해결에 기여했다.

지난해 9월 고용부에 합류한 안 협력관은 노조 간부 출신의 경력을 십분 활용해 민주노총 지역본부, 대전롯데백화점(M서비스), 계룡대(공공서비스노조), 원자력통제기술원, 한국천문학연구원, 한라공조, 청주대 노사 등을 방문, 노사관계가 안정화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했다.

이창길 고용부 노사관계대책과장은 “이들 교섭협력관이 없었다면 지난해 노사 갈등을 줄이는 데 상당한 애로사항이 있었을 것”이라며 “노동 운동가로 생활한 경험이 노조를 설득하고, 회사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데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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