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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창궐하는 인터넷 도박, 진화의 끝은?
방송인 신정환 씨의 해외원정 도박과 감사원 감사에서 100억원대 상습도박한 공무원들이 적발되면서 한국 사회에 도박 경고음이 켜진 가운데 청소년들이 즐겨하는 게임을 통한 도박이 횡행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0일 경찰 및 관계당국에 따르면 ‘항아리배팅’이란 신종 사행성도박 수법이 온라인에 성행하며 방학을 맞은 청소년들을 노리고 있다. 항아리배팅은 청소년들이 즐겨하는 게임을 타깃으로 속칭 ‘딜러’들이 인터넷 방송 매체인 아프리카TV를 통해 접근, 온라인 게임 머니로 도박을 하게 한 뒤 현금화하는 수법이다.

온라인 상에서 문제가 제기돼 신고 전용 블로그까지 생긴 상황에서 딜러들은 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를 즐기는 청소년을 주로 노리고 있다.

12세이상 이용가 등급을 받은 게임 ‘던전앤파이터’는 딜러가 접속중인 유저들에게 전체서버로 메시지를 보내는 ‘하트비트 메가폰’ 기능을 통해 항아리배팅을 광고하고 사용자들을 모은다. 확률형 아이템의 일종인 항아리를 깨기 전에 예상 아이템에 베팅을 하고 당첨이 되면 건 돈의 2.5배에서 10배 정도를 따가는 방식이다.



특히 ‘메이플스토리’는 전체이용가 등급을 받아 초등학생까지 도박의 유혹에 빠질 수 있는 실정이다. 참가자들이 아이템을 맞추지 못할 경우 딜러가 사이버머니를 가져가고 이를 아이템 교환 사이트에서 속칭 ‘현질’(현금화를 이르는 게임 사용자들간의 은어)하게 된다.

아이템 교환 사이트에서는 메이플스토리의 사이버머니인 ‘메소’ 1억당 현금 1만7000원, 던전앤파이터는 1000만원당 2만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일부 딜러는 월 700만원까지 이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아리배팅으로 피해를 봤다는 이들은 게임사와 아프리카TV 측에 제재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업체들의 대응은 딜러 아이디를 적발해 30일 정지, 계정 영구 정지 등에 머무는 상황이고 적발된 딜러들은 다른 아이디로 다시 활동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관계자는 “도박성은 게임머니의 현금환전이 가능한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데 딜러들이 환전을 통해 재산상 이득을 취한 경우는 도박으로 규정하고 처벌할 수 있다”며 “항아리배팅도 과거 사법처리한 사설 경마사이트처럼 처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 단속과 별개로 항아리배팅의 피해자 대부분이 청소년이고 신고 블로그에는 “어제 3억 날렸으니 다시 회복하려고 또 배팅에 참가한다”며 자기 소개를 한 청소년이 나올 정도로 청소년의 정신 황폐화가 우려된다.

이와 관련,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중독예방치료센터 조성민 전문위원은 “도박 중독은 개인의 병리적 문제로 접근하기보다는 사행산업이 합법이라는 테두리에서 생활 속까지 들어와 있는 사회적 맥락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가족이나 주변인물들이 상담치료센터를 찾도록 권하는 등 치료 개념보다는 케어의 개념으로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형 기자@vmfhapxpdntm>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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