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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섬 기부금 2000억 모아 짓는다
시의회 예산 삭감에 난항

서울시, 시민·기업 후원 모집

전체 공사비용 1/3 충당

네이밍 스폰서링 도입 추진


서울시 의회의 예산 삭감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한강예술섬 건립이 시민 기부와 기업 후원금을 통해 추진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25일 “올해 서울시가 배정한 한강예술섬 예산 406억원을 시의회가 전액 삭감, 사업 추진이 불투명하다”면서 “시민들의 소액기부와 기업 후원금을 통해 2000억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강예술섬 전체 공사비 5864억원 중 약 3분의 1을 기부나 후원을 통해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시는 이를 위해 우선 객석기부제를 실시, 시민들의 소액기부를 받을 예정이다. 또 기업 후원을 받기 위해 서울시립교향악단에 한강예술섬 운영을 맡겨 기업 후원(네이밍 스폰서링)을 추진할 계획이다. 네이밍 스폰서링은 예술섬 건립비나 운영비를 후원받는 조건으로 일정 기간 일부 시설의 명칭사용권을 기업에 부여하고 건립 이후 운영은 지자체가 책임지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서울시의회의 예산 전액 삭감으로 중단 위기에 몰린 한강예술섬 공사비를 시민과 기업의 후원을 받아 건설을 재추진할 방침이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네이밍 스폰서링은 종종 있었다.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은 지난해 CJ그룹과 기업은행으로부터 각각 150억원, 45억원을 후원받아 1000석 규모로 확장하고, 콘서트홀의 연습장을 개조해 650석 체임버홀을 새로 마련했다.

또 대구 오페라하우스는 제일모직이 대구 지역문화와 예술 발전을 위해 2000년 11월 착공한 뒤, 2003년 8월 5일 준공해 대구광역시에 기증했다.

이와 관련, 박근수 문화정책과장은 “아직 여러 안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면서 “청계천 복원 때처럼 소액기부를 받고 역사의 현장에 이름을 남기게 하는 것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의회도 시민과 기업의 기부가 늘어나면 사업예산을 승인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2014년까지 한강 한가운데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와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 못지않은 세계적 문화ㆍ예술 랜드마크를 건립한다는 목표로 지난해 6월 한강예술섬 실시설계까지 마쳤다. 하지만 시의회는 지난해 말 예산심의에서 “소수 상류층만이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한강예술섬 사업을 시민의 세금으로 지을 수 없다”고 반대하면서 예산 전액을 삭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에는 파리의 에펠탑, 중국의 자금성과 만리장성 같은 세계적인 명물이 없고, 겨우 대한문 앞에서 수문장 교대의식 정도가 외국인의 눈요깃거리”라면서 “서울이 외국인 관광객을 유인할 만한 관광자원이 적기 때문에 한강예술섬은 반드시 지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공모를 통해 결정한 ‘한강예술섬’이란 명칭에 대해서도 재검토키로 했다. 문화예술계는 ‘해오라기가 놀던 징검돌(해오라기가 한강을 건너는 징검다리)’이란 뜻의 ‘노들’이란 명칭이 사라지는 데 불만을 제기, 노들 오페라하우스ㆍ한강 노들섬 예술극장 등 다양한 이름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진용 기자 /ycaf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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