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일가의 돈줄을 쥐고 있는 리비아 중앙은행 총재가 지난 2주 동안 사라져 리비아 관료, 외교관, 은행가들이 필사적으로 그를 찾아나섰다고 8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잠적했던 파르하트 오마르 벵다라<사진>는 이날 보도가 나온 뒤 FT에 e-메일을 보내 자신은 터키 이스탄불에 있다고 알려왔다. 하지만 벵다라가 왜 리비아를 떠났으며 그가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를 버린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벵다라는 e-메일에서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것보다 해외에서 일하는 것이 낫다”며 이스탄불에서 중앙은행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사회가 리비아 중앙은행의 자금을 막는 것은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재앙이 될 것”이라면서도 “이번 위기 사태가 끝나면 사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음에 따라 리비아 정부 측이나 반정부 세력 측은 벵다라의 본심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느라 분주하다.
앞서 한 유럽 외교관은 “벵다라가 정권을 버리고 스위스로 도망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45세인 벵다라는 반정부 세력의 중심지인 벵가지 출신이다. 2006년 중앙은행 총재 자리에 오른 이후 외국 자본에 은행 부문을 개방하는 등 개혁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야권 측은 “그는 너무 정권과 가까운 인물”이라며 벵다라가 젊은 시절 혁명위원회에서 일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