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은 현실이 됐다. 일본 도후쿠(東北)ㆍ간토(關東) 대지진으로 폭발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에서 14일 추가 폭발이 일어나면서 방사능 추가 유출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일본 원전 50기 중 29기가 이번 대지진이 강타한 동북부에 집중 위치하고 있는 가운데 이바라키(茨城) 현 소재 도카이(東海) 원전 등에서도 잇따라 작동 이상이 보고되면서 방사능 유출 공포가 열도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추가 폭발 우려 잔재해=우려했던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 추가폭발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기타 지역 원전의 안전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도카이 원전 제2호기의 냉각펌프 2대 중 한대의 작동이 중단됐다. 원전 측은 보조 냉각장치로 원전 정상가동에 이상이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당초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에 대해서도 같은 얘기가 나왔던 터라 일본인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특히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사고로 누출된 방사능이 120㎞ 떨어진 곳에서도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같은 불안감은 공포로 바뀌고 있다. 12일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폭발사고로 누출된 방사능이 120㎞ 떨어진 미야기(宮城) 현 온나카와(女川) 원전에서 21밀리시버트의 방사능이 검출됐다. 온나카와 원전은 대지진 발생 직후 가동이 자동 중단된 점을 감안할 때 이번에 검출된 방사능은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남풍을 타고 날아왔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기능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미야기현 오나가와(女川) 원전의 안전성도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오나가와 원전은 한때 평소의 700배에 가까운 방사능이 검출됐으나 이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누출된 방사능 물질이 날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오나가와 원전 주변의 방사능 수치가 허용 기준치를 넘어섬에 따라 가장 낮은 단계의 ‘긴급사태’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원자로 폭발 가능성은 낮아”=전문가들은 이번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 추가폭발에도 원전의 격납용기가 손상되지 않은 데다 일본 원자로 구조가 소련 것보다 안전하다는 점에서 대체로 대규모 방사능 유출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나오토 세키무라 도쿄대 교수는 “최악의 경우 일부 방사능 누출이 있을 수 있지만 폭발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 전 위원장 피터 브래드포트도 “원자로 냉각에 실패한다면 체르노빌과 유사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