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 ‘한동우 회장 체제’가 23일 공식 출범했다.
신한금융은 이날 오전 신한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주주총회를 열어 한동우 회장 내정자를 제2대 신한금융 대표이사 회장으로 정식 선임했다. 라응찬 전 회장이 회장직에서 자진 사퇴한 후 류시열 회장 대행 과도체제로 끌고 온지 5개월 여만이며, 지난 2001년 신한금융 출범 후 10여 년만에 회장이 교체된 것이다.
신한금융은 또 이사진 12명 중 10명을 교체해 분위기 쇄신을 꾀했다. 사내이사 수를 기존 4명에서 2명으로 줄여 한 회장과 함께 서진원 신한은행장을 새로 선임했으며, 기존 8명에서 10명으로 늘어난 사외이사에는 윤계섭 서울대 명예교수와 필립 아기니에 BNP파리바 아시아 리테일부문 본부장만 남기고 모두 교체했다.
새로 사외이사에 선임된 사람은 권태은 나고야외국어대 교수, 김기영 광운대 총장, 김석원 신용정보협회장, 남궁훈 전 생명보험협회장, 유재근 삼경본사 회장, 이정일 평천상사 주식회사 대표이사, 황선태 법무법인 로고스 고문변호사, 히라카와 하루키 평천상사(주) 대표이사 등이다.
신한금융은 이와함께 공동대표이사 체제에서 단독대표 체제로 지배구조를 변경한 내용을 정관에 반영하는 등 지배구조의 체질개선을 꾀했다.
한 회장 체제 출범 후 신한금융은 ‘신한 내분사태’의 여진으로 어수선했던 조직의 기강을 다잡고 영업력 강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옛 조흥은행과 LG카드 인수 여파로 금융권의 ‘메가뱅크’ 흐름에 대응할 여력이 없는 만큼, 인도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등 아시아 신흥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 신임 회장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하루빨리 원래 신한의 모습으로 돌아가서 새로운 신한을 건설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 회장 체제의 최대 과제는 신한 내분사태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던 분파주의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것이다. 지난달 14일 회장에 내정된 이후 한 회장은 줄곧 “분파간 갈등이 계속되면 걸맞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그 동안 껄끄러웠던 금융당국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일도 한 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금융당국은 최근 라 전 회장의 스톡옵션 행사와 관련한 일 처리 과정에서 “아직 멀었다”며 신한금융의 미래에 대한 의심을 접지 않고 있다.
현재 신한금융은 지주사 출범 후 10년만에 처음으로 정기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4~5년마다 한 번씩 받는 정기 세무조사로 지난 7일부터 시작해서 다음달 20일까지 진행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창훈 기자/chuns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