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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담동에도 아직 없던 곳 마침내 등장,‘아트바’를 아세요?
‘트렌드 전진기지’인 청담동엔 없는 게 없다. 새로운 형태의 카페며 복합공간이 부지기수다. 그런데 아직까지 제대로 된 ‘아트바’는 없었다. 특히 미디어아트를 즐기는 아트바(art bar)는 매우 생소하다.

와인이며 칵테일을 마시며 미디어아트를 즐기고, 퍼포먼스와 예술영화 상영이 수시로 이뤄지는 공간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 헤어뉴스빌딩 1층에 생겼다. 이름하여 ‘비 하이브(BE HIVE)’. 벌집을 뜻하는 HIVE를 문패에 내걸었듯 예술(미디어아트), 술, 책, 사람이 한데 어우러지는 벌집 같은 공간을 지향한다. 즉 어디든 이동할 수 있고, 언제나 상영가능한 ‘무빙이미지’의 제작, 유통, 배급의 전진기지로써, 그 hive(벌집) 되기(be)를 꿈꾼다는 것.

청담동 아트바에서 behive에서 시연된 앤쏘니 맥콜 작업 원뿔을 그리는 선
실제로 개막일인 지난 18일 밤, 비 하이브에서는 일찌기 런던 테이트갤러리에서 상영돼 큰 화제를 불러모았던 앤서니 맥콜의 ‘빛과 공간’이라는 이색 영상물이 독특한 방식으로 스크리닝됐다. 뭉게구름 같은 흰 연기를 일부러 피우자, 맥콜의 환상적인 필름이 공간을 가로지르며 투사되기 시작했다. 그 환상적인 공간 주변에서, 비 하이브를 찾은 관객들은 저마다 담배를 피우며 흰 연기를 함께 뿜어댔다. 강렬한 빛과 뿌연 연기가 비 하이브의 공간을 서서히 채워갔다. 여간해선 보기 힘든, ‘쌍방형+확장형 퍼포먼스’였다.

이렇듯 매우 혁신적인 공간 ‘비 하이브’를 만든 사람은 서울대 미대를 나와 신세계백화점에서 22년간 갤러리 관장 겸 문화마케팅팀장을 역임했던 아트디렉터 지명문(52, 사진) 씨. 그가 신세계 갤러리 관장을 그만 두고 미술판으로 나오자, 과연 무슨 일을 벌일지 화제였는데 예상을 깨고 지금껏 국내서 찾아보기 힘든 ‘혁신적이면서도 흥미로운 공간’을 탄생시켰다.

 
지 대표는 “비엔날레며 미술관에서 미디어아트를 접할 기회는 많지만 차분히 즐기진 못하잖아요? ‘나중에 다시 와서 봐야지..’하지만 다시 보게 되기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칵테일, 와인 등을 마시며 미디어아트를 느긋하게 즐기는 공간, 예술가가 내 앞에서 직접 퍼포먼스를 펼치고, 영화가 상영되며, 이색 프로젝트들이 수시로 열리는 아트 라운지를 꾸며봤습니다”고 밝혔다.

비 하이브는 때문에 미술과 비미술,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사뿐히 넘나든다. 또 애니메이션, 영화, 사운드, 인터랙티브, 퍼포먼스, 비디오아트 등 ‘무빙이미지’ 작업이 대중에게 다양한 층위로 소비된다. ‘생산-진화-분열-착상’의 과정을 거치며, 그간 우리에게 적잖이 생경했던 미디어아트들이 쉽고도 다채롭게 만나게 되는 것. 

지명문 비하이브
실외까지 330㎡(100평) 규모의 비 하이브의 공간은 기본적으론 미디어아트 전시장이지만, 시간대에 따라 카페 및 책방(오전 11시~오후 7시), 바(오후 7시~새벽 3시)로 변신한다. 즉 오후 7~9시에는 디제잉(DJing), 브이제잉(VJing) 퍼포먼스와 실험영화 및 애니메이션 상영 등이 이뤄지고 , 9시 이후엔 본격적인 미디어아트 관련 작품을 즐기는 바 형태로 운영된다.

이를 위해 너른 벽면및 공간, 모니터 3대, 프로젝션 4대, 영사기 1대 등 각종 설비를 갖췄다. 또 미디어아트 관련 서적을 선보이는 ‘더 북 소사이어티(2호점)’의 코너도 꾸며졌다. 공간은 이동성과 개방성을 중시하는 이탈리아식으로 꾸며, 갤러리(예술작품), 북 스토어, 카페가 언제든 자유롭게 변환되도록 했다.

개관기념으로는 노재운, 박주연, 송상희, 안정주 등 4명의 작가와 아트그룹 플라잉시티가 참여한 ‘아무도 모른다(Nobody knows)’전이 오는 4월 8일까지 열린다. 또 늦은 밤(목요일 오후 8~12시)에는 직접 만든 칵테일을 소재로 영상작업을 하는 손혜민이 직접 파트타임 바텐더로 나와, 자신의 영상을 상영하면서 동시에 그간의 작업의 결과물인 ‘스페셜 칵테일’을 판매한다. 관람객 중 ’초대받지 않은 자들의 시(詩)’의 빠진 문장을 즉석에서 지어내, 바 공간에서 낭송한 이에게는 ‘스페셜 칵테일’이 무료로 제공된다. 이밖에도 다양한 공간개입 프로젝트와 프로그램들이 펼쳐진다. 

 
지 대표는 “회화 및 조각은 배급 소비방식이 어느정도 정리된 것 같은데, 미디어아트 분야는 동세대 문화와 강력하게 공유할 수 있는 장르임에도 유통ㆍ소비 채널이 거의 없어 일종의 대안으로 제시하게 됐다”며 “열린 만남과 대화의 ‘카페’기능, 생각을 발전시키고 재종합할 수 있는 소비와 획득의 ‘북스토어’ 기능, 칵테일 및 음악으로 무장한 사교와 유희의 ‘바’ 기능이 예술프로그램과 유기적으로 결합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소셜라이징과 예술활동, 일상적 여흥이 분리되지 않고, 서로 경계를 넘나들며 독특하고 신선한 공기를 형성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제 예술은 이렇듯 우리의 아주 가까운 곳으로 찾아와 ‘하나’가 되려고 하고 있다. (02)3446-3713. 사진제공=비 하이브(BE HIVE), 영국 런던 테이트갤러리.

이영란 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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