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중앙은행(ECB)과 중국의 금리 인상에 따라 오는 6월 말로 다가온 미국의 2차 양적 완화 종료 이후 본격적인 출구전략이 실행될 것이란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결론부터 얘기하면 미국이 6월 이후 곧바로 출구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유는 이러하다. 먼저 미 경제가 아직 정상화되지 않은 데 있다. 본격적인 출구전략은 미 경제가 어느 정도 자생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해 3월 1차 양적 완화 종료 후 때이른 출구전략으로의 방향 전환과 함께 2~3분기 중 디플레이션 역풍을 겪은 바 있다. 물론 최근의 상황은 1차 양적 완화 직후보다 정상화에 한발 앞선 모습이다. 그러나 금융 환란 직전에 비해 되찾은 고용의 수준이 턱없이 부족한 것도 출구전략을 구사하는 데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고용과 마찬가지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주택 시장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존 주택 매매는 다소 회복하는 듯했으나 아직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규 주택 매매는 더 부진한 상황이다. 또 한 가지 요인은 물가 수준이다.
유류 및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3월 현재 1.1%로 매우 안정돼 있어 출구전략을 급히 서두를 이유가 없다.
끝으로 환율 측면이다. 최근 유로 환율은 금리 인상 기대와 함께 달러 대비 강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남유럽 사태 해결을 위해 내놓은 통화량이나 미 경제의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향후 미 달러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의 안정과 함께 글로벌 물가의 급등세도 진정될 수 있다.
최근 시장의 조정 양상은 미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보다는 일시적인 수급불균형에 기인한 바 크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중순부터 19일 연속 순매수를 보이다 연 3일 순매도했다. 국내 기업들의 펀더멘털이나 성장성, 그리고 외국인의 풍부한 유동성을 감안할 때 상승 기조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의 키는 여전히 이익 성장성이 높은 화학, 자동차, 정유주가 쥐고 있다. 이들의 급등세가 부담스럽다면 기계, 건설 및 조선주에 대한 접근도 시도해볼 만하다. 단순한 예측보다 대응이 우선한다는 교훈을 다시 한 번 새겨볼 때다.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