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가 바닥권을 면치 못하면서 국내 산업의 총부가가치에서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더욱이 올해는 지속되고 있는 주택시장 침체에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란’ 우려까지 대두되고 있어 전체 사업의 부가가치 중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가 생산한 전체 부가가치는 물가상승을 고려하지 않은 명목 기준으로 1057조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건설업은 68조 8000억원의 부가가치를 생산, 전체 비중의 6.5%를 차지했다. 1987년 6.4%를 기록한 이후, 가장 작은 수치다. 연간 건설업 비중이 11.2%에 달했던 1991년과 비교하면, 10년만에 반토막이 난 셈이다.
우리나라 건설업 부가가치는 1970년 첫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했다. 1990년 전체 산업 비중 중 10.4%를 기록, 처음으로 두자릿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아 주택시장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2007년 7.4%, 2008년 7.0%, 2009년 6.9%, 2010년 6.5%로 급격한 하락했다.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 주택시장경기가 좀처럼 살아나고 있지 못한데다, 부동산 PF 대출 부실로 인해 하반기 중견업체 줄부도설까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한은은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건설ㆍ부동산 관련 기업은 부동산 PF 사업장에 대한 금융권의 자금공급 축소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다”며 “건설업종의 예상부도확률이 다른 업종 평균보다 3배 더 높다”고 밝힌 바 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007년부터 주택공급이 줄고 소규모 건설회사들의 자금 사정이 크게 어려워지면서 건설업의 부가가치가 지속적으로 축소됐다”며 “최근 PF대출 부실로 건설업이 더욱 어려워진 데다 당분간 주택시장도 풀릴 것 같지 않기 때문에 전체 산업의 부가가치 중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둔화되는 추세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내다봤다.
<윤재섭 기자/ @JSYUN10> i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