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선배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대학 1년차 새내기들로 강당이 가득찼다. 현직 코스닥기업 대표인 선배의 강연을 듣기 위해 정작 취업준비생들이 아니라 1년 차 새내기들이 모여든 것은 그만큼 취업과 진로에 대한 관심이 학년을 가리지 않고 뜨겁다는 것을 방증했다. 강연에 몰입된 새내기들의 눈빛에서는 취업에 대한 두려움과 간절함이 동시에 묻어나고 있었다.
인생은 마라톤과 같아
사회초년생엔 긴 안목 절실
자신있는 분야 선택과 집중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말고
한 단계씩 밟고 올라서야
김 대표에게 대학 새내기들은 제법 세대차이가 나는 ‘아들뻘’의 어린 학생들이었지만 선후배라는 독특한 감정이 강연 내내 분위기를 사로잡았다.
“영국 속담엔 ‘마지막에 웃는 자가 가장 잘 웃는 자(He laughs best who laughs last)’라는 말이 있습니다. 장기적인 시각으로 호흡을 길게 갖고,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차근차근 한 단계씩 밟고 올라가 미래 위기에도 유연하게 극복해 마지막에 웃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이처럼 김 대표는 후배들에게 안목을 좀 더 길게 할 것을 요구했다. 과거 사회초년병 시절을 회상하며 자신의 경험을 후배들에게 들려주던 김 대표는 단기간의 노력과 승부로 판가름나는 인생이 아니라 고집스러울 정도로 지속적이고 꾸준한 자세로 인생을 승부할 것을 주문했다.
김 대표의 사업 경력은 1996년 4월 윈스테크넷을 설립하고부터다. 졸업 후 처음 들어간 직장은 코오롱그룹의 기조실이었다. 사업부장과 미국 뉴욕지사 근무를 거치면서 직장생활만으로는 자신의 사업가적 본능을 감출 수 없었다.
2008년 네트워크 트래픽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정보보안 사업을 시작해 이 분야 기술개발에 집중한 결과, 2000년 네트워크 보안의 대표 브랜드 ‘스나이퍼(SNIPER)’로 안정적인 사업궤도에 올라섰다. 2007년 이후, 나우콤과의 인수ㆍ합병(M&A)을 통해 사업다각화를 도모하였으며, 올해 경영효율화를 위해 다시 기업분할을 하여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힘든 시기도 여러 차례 있었다. 자고 일어나면 기업환경이 새롭게 변화해 있었지만 김 대표는 쉽사리 부화뇌동하지 않았다. 꾸준히 제자리를 지켰고, 오랜 기간 쌓아온 기술력과 시장 경쟁력으로 결국 보안업계 선봉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윈스테크넷이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지금의 모습으로 보안업계의 한 축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보안사업 시작 이후 고집스럽게 지켜온 정보보안 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 전략 덕분이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었던 분야에 집중해 그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정보보안 시장은 분야와 솔루션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벤처기업 나름의 사업방향과 영역을 확실히 결정해야 한다고 김 대표는 생각했다.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네트워크 보안에 집중하기로 마음먹고, 정보보안 전문업체를 지향한 결과 네트워크 보안하면 ‘스나이퍼’라는 인지도가 형성됐다. 침입탐지시스템(IDS) 하나로 시작한 보안사업이 검증된 기술력과 탄탄한 시장경쟁력을 바탕으로 이제는 10종이 넘는 네트워크 보안 핵심솔루션을 보유한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평소에 그다지 웃음이 헤프지 않은 김 대표이지만, 후배들 앞에 선 이날만큼은 속이 드러날 정도로 환한 웃음을 연방 지어 보였다. 후배들을 향한 사랑일까? 아직은 불안하고 미완성인 후배들이 좀 더 쉽게 자신을 대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마음으로 보였다.
김대연 대표는…
부산대 상과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사업을 하면서도 한편에서는 치열한 배움의 노력을 병행했다.
2003년에는 서울대 IT벤처 경영자과정을 수료했으며 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KISIA) 회장, 한국정보보호학회 부회장, 경기벤처기업협회 부회장, 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KISIA) 부회장 등을 역임해 왔다. 2004년에는 정보화 유공자 대통령표창을 수상했으며 2007년에는 벤처기업인 석탑산업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윤정희 기자 @cgnhee>cgn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