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다. 말이 된다. 과거 매연을 풀풀 뿜으면서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찍혔던 디젤차량들이 최근 들어 친환경 ‘클린 디젤’로 변신하면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자동차 시장에 신규 등록된 44만860대의 차량 가운데 디젤차는 14만5455대 33.0%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들어 디젤차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30%를 넘어선 것이다.
지난 3월 말 현재 전국에 등록돼 있는 모든 자동차 1812만9131만대 전체 중 디젤차는 655만3612대로 36.1%를 차지하고 있다.
디젤차는 특히 수입차 시장에서 더 대접받고 있다. 올해 1∼4월 신규 등록된 3만3923대 중 디젤차가 1만723대로 비중이 31.6%에 달했다.
물론 단순히 숫자로만 보면 차 시장 전체에서 디젤차의 비중(33.0%)보다 적은 수치지만 과거 5~6년 사이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차의 입지를 생각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난 2005년 4.1%에 불과했던 디젤차 비중은 2006년 10.7%, 2008년 16.4%, 2009년 22.4%, 2010년 25.4%에 이어 사상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가솔린차의 비중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2005년 95.9%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던 것이 2007년 82.9%, 2009년 75.8%, 2010년 72.1%로 감소한데 이어 올해는 64.3%로 급감한 것.
업계에서는 전체 판매 차량들 가운데 90%가량이 디젤차인 폴크스바겐이 수입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것이 이같은 분위기를 견인하게 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현대ㆍ기아차 등 국산차 브랜드에서는 주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이 주를 이뤘던 디젤차가 수입차에서는 세단 차량을 중심으로 베스트셀링 순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 최근 달라진 분위기를 말해준다.
올해 수입 디젤차 중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BMW 520d(1518대)였다. 차량의 그키나 생김새로 봤을 때는 국산 준대형 차량급으로 전형적인 패밀리카다.
BMW 측은 520d 단일 모델의 판매량이 일본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의 1~4월 누적판매량(1408대)보다도 앞설 정도인데 대해 내부적으로도 놀라는 반응이다.
BMW 520d에 이어 폴크스바겐 파사트 TDI(814대), BMW 320d(691대), 폴크스바겐 골프 2.0 TDI(651대)도 인기가 식지 않는 모델들이다.
순위 안에는 들지 못했지만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표적인 디젤 세단인 E220 CDI은 지난 1~4월 판매량이 230대를 기록해 전년(75대)대비 3배 이상 뛰기도 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 나오는 디젤엔진의 경우 단순 연비만 높은 것이 아니”라며 “기존의 폭발적인 주행성능은 유지하면서 단점으로 지적됐던 소음과 진동은 거의 가솔린엔진과 동일한 수준으로 발전시켰킨 것이 주요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정식 기자@happysik>
yj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