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게는 미성년 댄서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는 의혹으로 정치인생 최대 위기를 맞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있고, 1990년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재임 당시 백악관 인턴이었던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스캔들로 명성을 한번에 날렸다. 이밖에 게리 하트, 존 에드워즈, 뉴트 깅그리치 등 미국 유력 정치인 중 여성문제로 꿈을 접어야 했던 권력자들은 수없이 많다.
그렇다면 왜 권력자들은 섹스의 늪에 쉽게 빠지게 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평범한 사람들이 꿈조차 꿀 수 없는 일을 가능케 하는 권력 자체의 속성과 정치인들의 빗나간 모험심, 자아도취 등을 일탈의 원인으로 꼽았다. 아메리칸 대학의 제임스 왈스턴 교수는 “권력은 최음제”라면서 “어떤 한 의미에서의 권력은 종종 또 다른 의미에서의 권력으로 간주된다”고 말했다. 그는 “IMF 총재는 어떤 처벌이든 다 모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 것 같다”면서 “베를루스코니 총리도 확실히 그렇게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베를루스코니와 미성년 댄서 |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템플대학의 심리학자 프랭크 팔리는 고위 정치인들에게서 극단적인 모험을 서슴없이 감행하는 심리적 경향이 자주 관찰된다면서 스트로스-칸의 혐의가 사실이라면 그의 행동은 “특별히 위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험을 무릅쓰는 것은 크게 성공한 사회지도급 공인과 정치인들이 가진 필수 요소 중 하나”라며 스트로스-칸의 일탈은 위험을 감수하는 도전정신이 파국을 야기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또 평범한 집안 출신으로, 숱한 부침을 겪은 끝에 최고 지도자에 오른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르윈스키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것도 이런 범주에 포함될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칸 |
르윈스키(왼쪽), 클린턴 |
섹스중독 치유 분야의 전문가인 로버트 웨이스는 “강함과 대담함, 빚어질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는 정신은 강력한 지도자를 만들 수 있지만 문제는 그들이 자신도 인간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때 찾아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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