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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랩 vs 외인, 전면전 시작됐다
국내 자금의 선봉장인 랩 어카운트가, 증시 최대 세력인 외인과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기존에는 모래알 같이 뿔뿔히 흩어졌던 개인 투자자금이 지난해부터 ‘자문형 랩’을 통해 사실상 기관화된 ‘스마트 자금’으로 변모함에 따라 ‘랩 대 외국인’의 대결 결과가 주목된다.

지난 12일 5월 옵션만기일 이후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2조3840억원 순매도, 2조3294억원 순매수의 엇갈린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개인에 포함된 랩은 최근 조정 국면에서도 ‘차ㆍ화ㆍ정’(자동차ㆍ화학ㆍ정유)으로 불리우는 기존 주도주들의 추가 상승에 베팅을 걸고 있다. 반면 외국인은 금융ㆍ화장품ㆍ유통 등 기존 주도주에서 탈피한 엇갈린 포트폴리오 전략을 보이고 있다.

헤럴드경제가 18일 외국인과 랩의 최근 1주일 코스피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기간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외국인은 평균 -1.1%, 랩은 -1.7%로 근소한 차이로 외국인이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랩 자금은 국내 자문형랩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증권 창구 매매현황을 기준으로 했다.

외국인들이 이 기간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하이닉스로 1147억원을 순매수했다. 다만 하이닉스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은 KB금융 삼성증권 우리금융 하나금융지주 동부화재 등 금융주,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현대홈쇼핑 등 화장품ㆍ유통 관련주가 대부분이었다.

반면 랩은 이달 들어 자동차와 화학, 정유주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현대모비스 현대차 LG화학 SK이노베이션 S-OIL 등 기존 주도주를 여전히 대거 사들이고 있었다. 외국인의 매수 종목 중 유일하게 겹치는 종목은 최근 외환은행 인수 불발 우려에 따라 주가가 급락했던 하나금융지주 한 종목 뿐이었다.

지난 11일 기준 국내 7대 대표 자문형랩의 주요 투자 종목을 살펴봐도 현대차(6개 자문사 보유), 하이닉스(5개), 삼성전자(5개), LG화학(3개), 현대중공업(4개), OCI(4개) 순으로 자동차와 화학주에 대한 애정은 여전하다.

모 증권사 랩 운용 관계자는 “최근 화ㆍ정ㆍ자 주가가 주춤해서 일각에선 자문형 랩의 포트폴리오 조정 가능성이 제기됐던 게 사실이지만 기존 주도주에 대한 자문사의 믿음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주도주 변화 논쟁은 이미 지난달부터 증권업계를 첨예하게 감싸고 있는 만큼 외국인과 랩의 대결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경기방어주로 대응하는 외국인, 중장기적으로는 실적개선이 돋보이는 주도주의 저가매수에 나선 랩이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한 증시 전문가는 “단기적으로는 외국인의 상대적으로 선전할 가능성에 무게가 놓이지만, 미국의 2차양적완화 종료 이후 대책이 확인되고 유로존 이슈가 한풀 꺾이면서 다시 자동차와 화학주의 실적이 주목받는다면 이들 종목에 대한 저가매수에 나섰던 랩의 역전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최재원 기자 @himiso4>

jwcho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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