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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MD 세계경쟁력 순위 높아졌지만 좋아할 수 없는 이유
물가가 문제였다. 그게 아니었다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국가 경쟁력 순위는 더 올라갈 수 있었다. IMD가 공개한 세계경쟁력 항목별 평가 결과에서 우리나라의 경제 성과 부문 순위는 올해 25위로 작년보다 4계단 추락했다. 상품 수출액 등 국제무역 순위가 22위에서 16위로 상승했지만, 물가 부문 순위가 41위에서 52위로 크게 하락하면서 경제 성과 부문 전체 순위가 내려갔다. 국내경제 부문 순위도 지난해 10위에서 올해 12위로 내려갔고 국제투자(작년 50위→금년 53위), 고용(4→6위) 등 지표도 악화됐다. 세부 항목 가운데 생계비 지수 역시 51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수출은 호황을 누렸지만 물가, 고용 등 국민 생활은 오히려 나빠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신 우리나라는 정부 효율성 부문에서 올해 눈에 띄게 후한 점수를 따냈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의 정부 효율성 순위는 59개 국가 가운데 22위를 기록했다. 작년 26위에서 4계단 상승했다. 97년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높은 순위다. 2009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정부 효율성 순위는 30위 밖에 머물며, 종합 순위를 끌어내리는 역할을 했다. 지난해 10계단, 올해 4계단 빠르게 순위가 올라가며 금년 우리나라 종합순위 22위와 동일한 수준에 도달했다.

물론 순위 상승만으로 한국정부의 역량이 크게 나아졌다 보기 힘들다. 질적 개선이 아닌 양적 투자가 늘어난 것이 순위 상승의 주요인이었기 때문이다. 정부 효율성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보조금(4위), GDP 대비 재정수지(4위), 외환보유고(6위) 등 양적 지표에서 높은 순위를 받았다. 반면 이민법의 외국인 근로자 고용저해 정도(56위), 법ㆍ규제 여건(51위), 관세장벽(54위), 보호주의(51위) 등은 규제 부문 순위는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우리정부의 ‘하드웨어’ 용량은 상대적으로 커졌지만 ‘소프트웨어’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노령화(50위) 항목도 정부 효율성 면에서 주요 약점으로 꼽혔다.

기업 효율성 부문에서 우리나라는 한 계단 순위가 올라갔다. 2009년 29위, 2010년 27위에서 올해 26위로 해마다 차분하게 순위가 상승하고 있다. 세부 항목 중 행태가치(22위→18위), 금융(30위→28위), 노동시장(35위→34위) 등 지표가 개선되며 소폭 순위 상승을 이끌었다. 다만 이사회 경영감시 기능(55위), 주주의 권리(54위) 등 기업 지배구조와 관련한 지표는 여전히 최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금년 우리나라 인프라 구축 부문 순위는 작년과 같은 수준인 20위를 기록했다. 기술 인프라(18→14위), 교육 인프라(35→29위) 부문 순위가 크게 개선되긴 했지만, 과학 인프라(4→5위), 보건ㆍ환경 인프라(27→28위) 지표가 악화되면서 인프라 종합 순위는 제자리 걸음 했다.

<조현숙 기자 @oreilleneuve>
newe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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