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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제에 밀려버린 이화여대 학생 총회
17일 오후 5시20분, 이화여대 곳곳에서는 축제를 향한 기대감이 여기저기서 발산되고 있었다. 대동제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열렸고, 학생들은 다가올 대동제에서 일어날 여러 행사들에 대해 담소를 나누며 교정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같은 시간, 이화여대 100주년 기념박물관 앞 운동장에서는 우울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었다. 수백개나 준비돼 있던 의자에는 고작 135명만이 앉아 초조하게 행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결국, 행사는 무산됐고 한시간여 동안 기다리던 인원들은 쓸쓸히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바로 2011년 제 2차 이화여대 학생총회를 준비하던 학생들이었다.

지난 3월, 이화여대 학생들은 등록금을 인상한 학교 당국에 맞서 2000 명이 넘게 모여 총회를 성사했다. 개교 이래 처음으로 1주일간 채플 거부 운동도 벌였다. 총학생회 학생들은 삭발 투쟁도 벌였다. 결국 이에 굴복한 학교 측은 학생들이 제시한 장학금 확대, 신입생 등록금 인상안 철회등 5대 요구안 중 4개안에 대해서 수용의사를 밝혔다. 학생들이 학교를 상대로 거둔 모처럼의 승리였다.

유일하게 학교측이 거부한 것은 바로 ‘신입생 등록금 인상(2.5%)’안이었다. 그러나 이대 총학에서는 마지막 요구사항을 양보할 수 없었다. 신입생들에 부담을 쥐어주는 것은 선배들의 도리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5월 초부터 열심히 2차 총회를 준비했다. 신입생 등록금 인상안 철회, 반값 등록금 실현등을 요구하기 위한 자리였다. ‘총회를 호소하는 이화인들’이 강의실을 돌아다니며 홍보했고 교정 곳곳에서 서명도 받았다. 한시간만에 350명이 줄서서 투표하는 등 학생들의 성원도 뜨거웠다. 결국 1538명이나 되는 학생들의 서명을 받으며 2차 총회는 성공리에 끝날 것으로 예고됐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다. 서명에 참가한 학생의 10분의 1도 안되는 135명만이 참가. 결국 2차 총회는 정족수 미달로 힘없이 끝나고 말았다.

이날 총회를 기획한 정지윤 총학생회장은 “대동제(축제) 준비로 인해서 홍보에 많이 신경을 못 썼다. 그래서 오늘 더 많은 학우들이 이 자리에 모이지 못한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신윤지 부총학생회장도 “우리가 학교 측에 전달한 등록금 문제해결 내용 중에 가장 중심적인 내용이 새내기 등록금 인상 철폐였다”며 “이번 총회가 무산됐지만 앞으로도 한대련등과 연계해 관련 활동을 계속해나갈 예정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와 관련해 이선희 등록금넷 간사는 “대학측은 등록금을 초기에는 전체적으로 올리다가 학생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신입생들에게만 등록금을 올리는 등의 편법을 쓰고 있다”며 “학생들이 학기초와 같은 관심을 보여줬다면 학교측의 편법 등록금 인상을 막을 수 있었을텐데 아무래도 축제 분위기와 학사 일정상 그 힘을 유지 하진 못한것 같다”고 진단했다.

<김재현ㆍ손미정 기자 @madpen100>

madpen@heraldcorp.com

사진 = 손미정 기자/bal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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