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농수산물 수입액은 74억7700만 달러에 달했다. 분기 수입액으로는 역대 최고. 지난 한해 농수산물 수입액이 257억 달러였지만, 지금 추세라면 올해 수입액은 30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
정부가 목표로 한 올 농수산물 수출액이 70억달러임을 감안하면 75억달러에 육박하는 분기 수입액은 결코 적지 않다.
우리나라의 농수산물 무역 수지는 지난해 이후 빠르게 악화추세다. 1분기의 수출액 대비 수입액의 비율은 4.9로 전년대비 0.5 가량 늘었다.
이는 세계적인 식량위기기가 불어닥쳤던 지난 2007~2008년을 제외하고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이 비율은 4.39였다. 농수산물 수출이 증가하고는 있지만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수입이 는다는 얘기다.
농수산물 수입 급증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제 곡물가의 급등세로 고질적인 수입섹터인 곡물 수입액이 크게 증가했다. 게다가 물가잡기 차원의 할당관세가 적용되면서 배추, 마늘, 양파 등 채소류의 수입도 30% 이상 증가했다.
축산물 수입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8.7%나 증가했다. 구제역 여파로 삼겹살을 중심으로 돼지고기 수입액이 증가한데다,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액이 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추세화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4월의 농수산물 수입액은 30억달러를 넘었다. 1분기 수입액의 40% 가량을 한달새 수입했다. 국내 신선식품류의 가격이 4월들어 전월보다 꺾였음에도 수입증가 추세는 더 강화되고 있다.
전세계적인 먹거리 가격 상승으로 수입산 농수산물의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
FAO가 발표하는 국제 식량가격 지수는 4월까지 고공행진하며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째 상승세 지속하고 있다. 미국산 소고기 선물가격은 최근 사상 최고치를 이어가는 추세다. 신선채소의 주요 수입처인 중국의 배추, 마늘, 양파 등은 지난해부터 폭등세다.
실제로 관세청이 지난 3월 내놓은 ‘할당관세 시행효과 분석 자료’에 따르면 1월 정부의 할당관세 적용 이후 수입 채소값은 오히려 크게 올랐다. 배추의 수입단가는 2월 한달새 35%, 양파는 29%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물가를 잡기 위해 이뤄진 불가피한 수입이 늘고 있지만 수입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정책적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는 의미다. 삼성경제연구원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 2월기준 농림수산물의 수입물가 상승 기여율은 9.4%로 2009년의 4.8% 대비 갑절가량 늘었다.
<홍승완 기자 @Redswa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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