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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코리아’ 각인…윤윤수ㆍ박현주의 새로운 도전
“도대체 당신들이 뭔데 우리를 인수하겠다는 거냐.”

지난 1996년 대우전자의 프랑스 톰슨 인수 시도가 무산된 지 15년. 시침(時針)이 1만번 넘게 돌 정도로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세계 시장의 한국에 대한 차가운 시선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미래에셋과 휠라코리아가 미국 최대 골프용품 업체 타이틀리스트를 보유한 ‘아큐시네트’에 대한 인수 의사를 던졌을 때 미국인들이 보인 첫 반응은 15년전 프랑스인들과 마찬가지로 냉담했다.

하지만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집념,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의 신뢰는 그들의 편견을 떨쳐내고 다시 한번 새로운 성공 신화의 첫 문장을 써내리는 데 성공했다.

미래에셋과 휠라코리아의 아큐시네트 인수는 한국 기업이 글로벌 1위 기업을 인수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나 디지털TV에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 못지 않게 한국 기업의 위상이 한 단계 높아지는 전환점으로 기록될 만 하다. 한국의 국가브랜드 역시 한층 격상될 것은 자명하다.

휠라의 경우 2000년대 초반 이탈리아 본사의 경영 과실로 한때 세계시장에서 ‘한물 간’ 브랜드로 인식됐으나 윤 회장이 경영권 인수 이후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이번 타이틀리스트 인수로 휠라는 세계 시장에 휠라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키면서 휠라 브랜드의 동반 가치 제고도 노릴 수 있게 됐다. 

또 이번 인수는 특히 두산의 밥캣 인수나 STX그룹의 야커야즈 인수 때와는 달리 제조기업이 아닌 금융사가 중심이 돼 추진한 첫 대형 M&A라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미래에셋 사모투자전문회사(PEF)와의 컨소시엄은 인수ㆍ합병 기법이 그만큼 선진화되고 있다는 증거로, 앞으로도 이런 기법을 활용한 글로벌 M&A 사례가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박 회장은 “토종 사모펀드도 외국과의 경쟁에서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올해 안에 3~4건을 더 성사시킬 계획이다. 초대형 M&A도 몇 건 포함돼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번 아큐시네트 인수는 각각 금융과 패션의류 업계에서 어느 누구보다 ‘글로벌화’를 강조했던 박현주 회장과 윤윤수 회장의 만남이었기에 가능했다.

두 사람은 각각 증권사 영업맨과 하청업체 직원에서 출발해 한 사람은 한국 펀드시장의 개척자, 또 한 사람은 세계적인 스포츠브랜드를 회생시킨 장본인으로 거듭났다.

박 회장과 윤 회장은 내일 서울 모처에서 인수 성공에 대한 자축 회동을 가질 예정으로 알려졌다. 두 회장의 새로운 도전이 ‘글로벌 코리아’의 성공적인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최재원 기자 @himiso4>

jwcho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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