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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모·차·르·트’ 다
김준수·임태경·전동석·박은태 동시 캐스팅

천재 예술가와 인간 사이서 고뇌하는 삶 뮤지컬에 담아




지난해 뮤지컬계 흥행 신화를 새로 쓴 뮤지컬 ‘모차르트!’가 앙코르 무대를 가진다.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남자 배우 4명이 동시에 캐스팅돼 4인 4색의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4인 4색 모차르트=“임태경은 부드럽고 섬세한 연기를 선보인다. 노래 가사 하나하나 곰삭게 전달한다.”( ‘모차르트’ 유희성 연출)

7년차 뮤지컬 배우이자, 크로스오버 테너 임태경은 여성팬들을 몰고 다니는 뮤지컬계 스타다. 그는 천재 예술가와 인간. 두 모습 사이에서 고뇌하는 모차르트를 연기한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무대에 오르는 그는 모차르트에 대해 “천상의 소리를 전하는 전달자 같다”며 “아름다운 명곡을 만든 천재지만 정작 그는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지 못한다. 그래서 그는 음악을 통해 자신의 감정과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준다”고 했다.

왠지 사연 있어 보이는 얼굴과 여린 사슴의 흔들리는 눈빛으로 여심을 사로잡아온 임태경과 모차르트는 묘하게 닮아 있다. 그래서인지 모차르트를 향한 그의 애정은 특별하다. 그동안 주어진 배역에 충실했던 임태경이 적극적으로 나서 오디션을 본 작품이 바로 ‘모차르트’다. 처음으로 욕심 낸 작품인 ‘모차르트’는 임태경이 크로스오버 테너가 아닌 뮤지컬 배우로 자리 잡게 만든 시발점이 됐다.

JYJ 준수의 모차르트도 돌아온다. 유희성 연출은 “초연 시 ‘뮤지컬 신동’이라고 표현했는데, 이젠 ‘뮤지컬 천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기를 습득하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고 순발력이 좋다”고 호평했다.

준수는 동방신기에서 JYJ로 새 출발점에 섰을 때 어두운 앞날을 밝혀준 것이 뮤지컬이었음을 똑똑히 기억한다. 그에게 ‘모차르트’는 새 출발을 의미한다. 사실 이번 공연은 JYJ의 빡빡한 스케줄로, 출연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준수의 강한 의지로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 그는 “모차르트이기 때문에 다시 하고 싶었다. 재기하려 세상에 나온 나를 맞아준 것이 모차르트다. (모차르트는) 작품 이상의 세상과 매개체”라고 설명했다.

준수의 독특한 허스키 보이스는 모차르트의 색을 찾으려 노력했다. 본인의 장기인 허스키 보이스 대신, 뮤지컬 창법을 익혀 보다 알찬 소리로 만들었다. 목소리를 비롯해 특유의 깊은 감성, 진정성 있는 연기는 준수표 모차르트의 장점이다. 


카리스마 넘치는 모차르트를 연기하는 박은태는 이 작품으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다. 특히 그는 지난 3월 열린 ‘The 1st Sylvester Levay International Musical Singing Competition’에서 한국대표로 유럽 준결승에 진출했지만, 이 작품 때문에 참가를 포기했다. 박은태는 “새로운 기회라 도전하고 싶었지만, 내게 소중한 작품인 ‘모차르트!’를 무사히 마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아쉬운 마음까지 담아 무대에 오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평소 캐릭터 연구를 많이 하는 성실한 배우로 정평이 난 그는 초연에 비해 가장 많은 변화를 준 모차르트를 연기한다.

이번에 새로 합류한 뮤지컬 루키 전동석은 신예답게 신선한 모차르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유 연출은 “실제 23세인 그는 귀엽고 사랑스럽고, 애교가 많은 모차르트를 연기한다. 자신의 나이 또래에 맞는 젊은 시절의 모차르트를 자유분방하면서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표현한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의 자산, 모차르트는 팔린다=지난해 국내 첫선을 보인 뮤지컬 ‘모차르트!’는 작년 한 해 최대 화제작이었다. 3000석 규모의 세종문화회관을 100% 유료 관객으로 채웠고, 한 달가량의 짧은 기간 내 10만 관객을 동원했다.

‘모차르트’라는 소재는 예나 지금이나, 동서양의 경계를 뛰어넘어 대중이 좋아하는 인기 상품이다. 그동안 모차르트를 다룬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은 성공을 거둬 왔다.

뮤지컬 ‘모차르트’는 모차르트의 고향 오스트리아에서 만든 문화 상품이다. 천재 음악가의 비극적인 삶과 아름다운 음악에, 유럽의 다른 국가와 비교해 유독 음악적 자원이 풍부한 오스트리아 문화를 잘 버무려 냈다. 


오스트리아표 뮤지컬은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 웨스트엔드와 또 다른 분위기를 띤다. 밝고 행복한 뮤지컬보다 예술가의 고뇌, 철학적인 메시지가 촘촘하게 박힌 작품이 많다. 오스트리아의 문화 자산인 비장하고 깊이 있는 클래식 음악과 천재 예술가(모차르트)의 드라마틱한 삶은 그 자체로 상품성을 발휘한다.

거기에 모차르트의 음악은 흥행성을 더한다. 가장 쉽지만, 또 가장 어려운 음악으로 꼽히는 모차르트 음악은 라흐마니노프나 리스트와 같은 기교를 중시하는 작곡가의 곡보다 더 연주하기 어려운 음악으로 꼽힌다. 연주할 때도 최대한 가볍고 투명한 느낌을 담은 타건이 중요하다. 그러면서도 너무 밝거나 가벼워서는 안 된다.

연주자에겐 더없이 어려운 작곡가, 하지만 그만큼 아름다운 음악은 뮤지컬과도 찰떡궁합이다. 이번 작품 역시 ‘모차르트의 음악’을 기본으로 록, 재즈, 클래식을 접목한 뮤지컬 넘버로 관객을 압도한다. 7월 3일까지 경기도 성남아트센터. (02)6391-6333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한지작가 전광영 6월 한달간 강남 갤러리현대서 개인전

한국은 보자기 문화…수만장 고서로 한국인 혼 감싸다


한지작가 전광영(67)은 국내보다 해외 일정이 더 많은 작가다.

지난 2008년 미국 코네티컷의 명문 미술관인 얼드리치 미술관을 필두로, 2009년 와이오밍대 미술관과 도쿄 모리아트센터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가진 바 있다. 올해 6월에는 미국 테네시주 녹스빌 미술관에서 초대전이 예정돼 있고, 내년에는 버지니아주 린치버그대 미술관과 독일 및 중국에서의 전시 일정도 잡혀 있다. 숨가쁠 정도로 빡빡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는 것.

이렇듯 해외에 한국의 독특한 한지 작업을 선보여 온 전광영이 미국 순회전을 눈앞에 두고 6월1일부터 30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갤러리현대 강남(대표 도형태)에서 개인전 ‘Aggregation 2007-2011’을 갖는다.

전광영의 작업은 한국인의 정서를 웅숭깊게 드러낸다. 글자가 인쇄된 고서(古書)로 작은 스티로폼을 일일이 싼 다음, 한지끈으로 묶어 다양하게 쌓아 올리는 지극히 수공적이면서도 구조적인 그의 작업은 세계 곳곳의 미술애호가를 사로잡으며 한국의 얼과 혼을 알리고 있다.

작가는 "서양은 사각형의 박스(box)문화다. 반면에 우리는 보자기 문화다. 모든 것을 보듬으며 품을 수 있지 않은가? 내 작업은 한지로 작은 픽셀(스티로폼)들을 보자기 싸듯 일일이 손으로 싸서 거대한 화폭이나 입체를 만드는 것이다. 100년 전, 70년 전 그 고서(古書)를 만졌거나 읽었던 우리 겨레의 혼을 일일이 모았으니 내 작업은 우리 혼의 결정체인 셈”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서울전시에 다양한 신작들을 출품했다. 수만여 개의 한지조각들로 이뤄진 ‘Aggregation(집합)’연작이란 점은 같으나, 신작은 픽셀들이 더욱 돌출되면서 입체적인 느낌이 강해졌다. 릴리프(부조) 회화로써의 깊이감을 강조한 것.


색이 서서히 퍼져 나가는 그러데이션(gradation) 효과를 살린 부조회화는 마치 달의 분화구처럼 움푹 파인 느낌이다. 언뜻 보면 스프레이를 활용한 것 같지만 한지 조각을 일일이 다르게 물들여 톤을 조절해가며 촘촘히 배치한 것이다.

또 한지를 에메랄드빛, 치자빛으로 물들여 보다 화사한 색채감을 강조한 신작들도 여럿 내놓았다. 한국인의 원초적 기상을 큰 덩어리로 응축한 3.5m 높이의 대형 입체작업도 선보인다.

지금까지 해외에 400여 점의 작품을 팔아 한국작가로는 가장 많은 작품을 주요 미술관과 기업에 소장케 한 그는 “미국의 유명 컬렉터 미셸 로센필드, 록펠러 를 비롯해 버버리,로레알 등 세계적인 컬렉터들이 내 작품을 컬렉션했다. 이는 어느 작가와도 차별화되는 독창성이 있기 때문이지만 한국인의 혼이 녹아들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평했다.

26~29일 열리는 ‘홍콩아트페어 2011(ART HK 2011)’의 퍼블릭 스페이스 전시에도 초청받아 대형 구(球)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02-519-0800.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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