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과천을 떠나면서 후배들에게 무상복지 확대에 맞서기를 주문했다.
윤증현 장관은 이날 오후 기획재정부 대강당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떠나가는 장관으로서 드리는 마지막 당부”라며 “우리는 재정의 마지막 방파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최근 유행처럼 번져나가는 무상(無償)이라는 주술(呪術)에 맞서다가 재정부가 사방에서 고립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 고립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윤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감세철회를 비롯한 대학생 반값 등록금 등 여당 일각에서 추진되고 있는 ‘퍼주기식’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내년 대선 정국과 맞물려 우리나라 재정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재정위기로 많은 어려움을 겪는 선진국을 보면서 얼마나 빨리 선진국이 되는가보다 어떤 선진국이 되는가가 중요하다는 점을 새삼 생각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장’과 ‘시장과의 소통’을 부탁했다.
윤 장관은 “국민이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경기가 지표경기와 다르다면 우리가 더분발해야 한다”며 “서민과 실직자, 여성, 노인, 영세자영업자, 중소기업의 고단함을배려하고 경제적 약자를 부축하는 재정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관료는 늘 개입과 간섭의 유혹에 시달린다고 하나 시장이 해야 할 일에 정부가 나서서 성공한 사례는 없다”며 “보다 많은 분야가 시장원리에 의해 운영되도록 하고 시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여건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경제정책의 기본방향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창을 베고 누운 채로 아침을 맞는다’(枕戈待旦)는 고사성어를 인용해 “항상 갑옷을 입고 전장에서 사는 느낌”이라고 했던 윤 장관은 이날 “지난 2년 4개월 동안 한시도 벗을 수가 없었던 마음의 갑옷을 이제 벗고자 한다”며 이임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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