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다시 불안불안하다. 한 동안 달러당 1080원대에서 안정 흐름을 보이던 원화 환율이 1090원선을 노크 중이다.
환율이 떨어지면서 물가불안 해소에 도움을 주나 싶더니, 다시 오르면 수입물가부터 걱정해야 한다.
환율이 오르는 가장 큰 원인은 날로 심각해지는 그리스 국가 부도위기 사태다. 지난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그리스가 디폴트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지면서 전일보다 6.80원 급등해 1089.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매도에 나서고, 외환시장에서는 국내외 참가자들이 안전자산인 모두 달러 매수에 열을 올린 탓이다.
그마나 1090원선을 뚫지 않은 것은 외환당국이 달러 매도 개입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17일에는 일단 아래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밤사이 뉴욕증시가 상승하고 코스피가 오름세로 바뀌면서 오전 10시 10분 현재 전일보다 3.70원 하락한 1086.20원에 거래되고 있다.
환율의 방향성은 이번 주말을 고비로 정해질 전망이다. 그리스 사태와 관련해 EU 재무장관 회담 등 굵직굵직한 이벤트가 대기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에 대해 추가 구제금융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은 긍정적인 신호다. 하지만 주말이 지나면서도 그리스 재정위기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 원화 환율 상승 압력은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환율은 대외불안 요인에 따라 언제라도 상승 쪽으로 방향을 틀 수 있다”며 “대외 요인이 드러나지 않는다면 환율은 장중 코스피 흐름과 외국인 매매 동향에 따라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선물은 이날 원화 환율 예상 범위로 1085~1095원선을 제시했다. 1090원대에서는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나오면서 상승폭이 제한될 것으로 봤다.
<신창훈 기자 @1chun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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