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태풍까지 겹쳐 설상가상
산지 쌀값 가파른 고공행진
재고분 미미 내년 파동우려
정부, 올 생산량 예의주시
산지 쌀값 상승이 계속되는 가운데 올해 쌀농사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벌써 나온다. 재배면적 감소, 불량 볍씨, 태풍 등 올해 쌀 생산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소식들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기준 산지 쌀값(2010년산)은 80㎏ 기준 15만5148원. 추수 직후인 지난해 10월만 해도 13만6959원 수준이었지만 올 들어 꾸준히 오르면서 평년 수준을 넘어섰다. 지난달에는 월간 기준으로 12년래 최고 오름세였다.
정부가 내놓을 쌀도 많지 않아 쌀값이 본격적으로 오르는 단경기(7~8월)를 앞두고 더 오를 것이란 전망도 많다. 2009년 쌀은 여전히 50만t 이상 정부가 보유 중이지만 정작 소비자들이 찾는 2010년 쌀은 5만t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해 정부는 쌀 44만t 정도를 매입했지만, 이미 18만t 이상을 방출했다. 남은 쌀 가운데 22만t은 군수, 공공용 등으로 쓰인다.
농정 당국은 9월이면 2011년 쌀이 수확되므로 장기적으로 쌀값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2010년 쌀 재고분이 미미한데다 많이 쌓인 2009년 쌀은 내년이면 수확 후 3년이 되기 때문에 올해 생산량이 기대 이하일 경우 내년 쌀값 파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올해 쌀 농사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점이다. .
우선 올해 전국의 벼 재배면적이 85만2000㏊로 전년보다 4만㏊ 이상 줄었다. 쌀산업 선진화 차원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논의 타작목 전환을 유도했기 때문이다. 재배면적이 준 만큼 생산량 감소는 불가피하다.
오대볍씨, 주남볍씨 등의 정부 보급종의 문제로 인한 생산 차질도 예상된다. 발아불량과 키다리병 발병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불량법씨를 확인없이 보급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생산량에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상 상황도 긍정적이지 않다.
기상청은 올해 한반도를 통과하는 태풍의 전체 숫자는 줄겠지만,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강한 태풍들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쌀 생산량이 전년 대비 12% 이상 줄어든 데는 곤파스 등 강한 태풍의 영향이 컸다. 실제로 지난 주말 전국을 강타한 태풍 메아리로 인해 충북과 충남, 경 북지역에서는 농경지 1200여㏊가 물에 잠기는 등의 피해가 이어졌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아직 생육 초기이기 때문에 올해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올해 생산량이 중요하기 때문에 여러 차원에서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