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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금↓ 물가↑ 집값↓...사실상 빈곤층 전락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다. 우리나라도 중산층의 몰락은 이미 심각한 상황이다.

삼성경제연구소와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산층 가구비중은 2003년에 60.4%였다가 2005년 58.2%, 2007년 56.4%로 갈수록 감소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에는 55.5%로 떨어졌다. 2003년에 54%였던 중산층의 소득비중도 2005년에는 52.3%, 2007년에 49.4%, 2009년에 48.1%로 줄어들었다.

여기서 ‘중산층’이란 가구소득을 기준으로 중위소득의 50% 미만, 50~150%, 150% 이상을 구분해 각각 빈곤층, 중산층, 상류층으로 정의한 것이다. 주로 OECD에서 사용하는 개념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 중산층은 치솟는 물가에 소득은 감소하고 폭락하는 자산가격에 고통을 겪고 있다. 빈곤층으로 추락하는 것은 겨우 면하고 있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 빈곤층과 견줘 나은 삶을 살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민들의 실질 구매력을 뜻하는 국내총소득(GDI)는 전분기보다 0.6% 감소했다. 국내총소득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8년 4분기(-0.6%) 이후 27개월만에 처음이다. 제자리걸음인 임금에 실질 소득은 되레 줄어드는데 체감경기는 살얼음판이고, 거기다 물가불안까지 겹쳐 웬만한 중산층은 버텨내기 힘든 상황이라는 얘기다.

이들은 그 동안 비교적 고가주택을 보유한 것으로 위안을 삼아왔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로 자산가격이 하락하면서 가계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전체 주택담보대출 중 담보가액이 3억원 이하인 대출자의 소득 대비 대출액 비율은 190%인 반면 9억원 초과 주택보유자의 소득 대비 대출액 비중은 360%에 달했다. 특히 담보가액 9억원 이상 대출자의 약 50%는 이 비율이 600%에 가까워 자산가격 폭락의 위험에 심각하게 노출돼 있다.

중산층이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명박 정부 초기 고환율 정책으로 대기업들은 수혜를 받고 빈곤층을 대상으로 한 복지예산을 늘려왔지만 빈곤층으로 떨어질 위험에 처해 있는 중산층을 겨냥한 대책은 거의 없었다.

지난 24일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 공동으로 주최한 ‘국가재정운용계획 복지분야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정부가 중산층에 대한 빈곤 예방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벌써 ‘중산층의 반란’은 일어나는 상황이다. 지난 ‘4ㆍ27’ 분당을 재보궐선거에서 손학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자 사람들은 그렇게 불렀다. 대표적인 중산층 밀집지역인 분당에서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을 외면했다. 처음있는 일이다. 이때 사람들은 지난해 11월 중산층 유권자들의 이반으로 집권 민주당에 유례없는 참패를 안긴 미국의 중간선거를 떠올렸다. 최근 여당의 수도권 출신 의원들이 정부의 경제 정책에 강하게 반발하며 중도개혁 노선 강화를 시도하는 것도 ‘중산층 몰락=보수정당 참배’ 공식이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도 적용될 것이라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중산층의 이반은 먼 나라 얘기가 아니다.

<신창훈ㆍ조현숙 기자 @1chunsim>

chuns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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