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 대한 교육열은 만국 공통 현상인 것 같다. 교육 방법과 강도 차이는 있지만 동양이나 서양이나 부모란 이름 아래 자녀교육에 목매는 모습은 똑같다.
동양에서 ‘열혈맘’(한국)과 ‘맹모삼천지교’(중국)가 있다면 서양에서는 ‘물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잡는 법을 가르치라’는 유대인식 교육법이 있다. 끊임없는 대화와 토론을 통해 자녀로 하여금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을 갖도록 하는 게 이 교육법의 핵심이다. 실제 이 교육법은 유대인들이 전 세계의 정치ㆍ경제ㆍ문화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자녀 교육의 ‘정석’으로 통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에선 새로운 교육법이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자녀를 호랑이처럼 엄격하게 훈육하고 암기와 반복 등의 주입식 교육을 중시하는 교육법이다. 동양의 교육방식과 흡사하다. 이른바 ‘타이거맘’ 교육법이다. 이는 지난 1월 예일대 법대 교수인 중국계 미국인 에이미 추아(Amy Chua)가 ‘타이거마더’(Battle Hymn of the Tiger Mother)’란 책을 내면서 시작됐다. 그는 자율성을 살려주는 서구식 교육법이 ‘아이에겐 벌’이라고 독설을 날린다. 또 자식에게 가혹한 말 ( “이 쓰레기(garbage) 같은…”)도 서슴지 않고 암기와 반복을 통한 주입식 교육의 우수성을 설파한다. 특히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까지 최근 수차례 아시아의 교육열을 치켜 세우면서 이 같은 교육법에 대한 미국 부모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국제 학력 테스트에서 매번 1위를 석권하는 핀란드의 교육법도 눈여겨 볼 만하다. 일명 ‘카르타식 교육법’이다. 이 교육법은 숲의 나무를 가꾸듯 서서히, 그리고 차분하게 아이들을 성장시키는 데 초점을 둔다. 예를 들어 모국어인 핀란드어를 가르칠 때 단어암기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단어마다 깃든 역사와 의미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도록 한다.
독서 지도 역시 많은 책을 읽도록 하기보다는 한 권의 책을 완전히 음미하도록 이끈다. 많은 책을 읽어 보다 많은 단편적인 지식을 머릿속에 넣는 것은 어른이 돼서도 충분하다는 생각에서다. 그 대신 마법에 걸린 주인공이 적의 성에서 탈출하는 장면을 읽을 때, 아이의 뇌와 마음에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에 관심을 쏟는다. 생각의 힘을 최고로 높일 수 있도록 혼자만의 시간을 갖도록 배려해 주는 건 기본이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