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얼마 전 여름휴가 예산을 모두 날렸다. 휴가계획을 세운 후 여행상품권 구입을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하던 중 A씨는 유명 포털사이트 중고카페에 국내 M여행사의 여행상품권 100만원권 5장을 300만원에 판다는 글을 보게됐다. 당장 연락처로 전화를 했고 협의 끝에 10%추가 할인을 받아 270만원에 구입하기로 했다.
지하철 2호선 서초역 인근에서 직거래를 하기로 하고 약속장소로 나간 A씨는 당사자는 보지못하고 그의 지인이라는 사람만 만났다. A씨는 의심쩍었지만 270만원을 건네주고 여행상품권을 받았다. 하지만 여행사에 확인해보니 A씨가 구입한 상품권은 위조상품권이었다. 지인이라고 했던 사람은 그저 돈을 받고 전달만 해주는 터라 사기범의 얼굴도 알지 못했다.
휴가철을 앞두고 위조 여행상품권 판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최근까지 인터넷 사기피해 정보공유사이트 더치트(www.thecheat.co.kr)에 신고된 위조 여행상품권 판매건도 10여건에 달한다. 상품권을 판매한다고 허위 글을 올린 후 돈을 받고 잠적하는 경우, 또한 A씨 처럼 상품권을 교묘히 위조해서 속이는 경우 등 유형도 다양하다.
실제로 최근 경찰은 휴가철을 맞아 위조 여행상품권 판매 사기 범죄에 수사를 집중하며 단속 및 검거에 나서고 있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여행사 상품권을 위조해 인터넷 카페에서 판매, 이득을 챙긴 혐의(상습사기 등)로 B(34)씨를 지난 20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인터넷 중고 물품 카페 등을 통해 국내 A여행사의 100만원권 상품권 위조본 수십 장을 정가보다 10~2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해 11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여행사 상품권 원본을 직접 구입한 뒤 스캐너와 복합기의 컬러프린트 기능을 이용해 위조 행각을 벌였으며 이전에도 유사한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경찰에서 “가출한 뒤 생활비와 유흥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상품권을 살 때는 발행사에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등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수진 기자@ssujin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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