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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甲’ 국민연금 이젠 회장님들과 맞짱?
경영권 흔드나 우려속

주주권행사 내년 본격화

작년말 5%이상 지분 보유

상장사 139곳 넘어

파급력 놓고 시장 관심





설마설마하던 ‘슈퍼 갑’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내년 주주총회에서는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국민연금에 ‘주주권리행사위원회’를 설치하는 데 합의하면서 주주권 행사에도 속도가 붙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에서 슈퍼 ‘갑(甲)’으로 ‘군림’하던 국민연금이 이젠 기업들의 ‘통치’에까지 간여하는 셈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주식순자산이 55조원에 이른 국내 최대 주식투자기관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5% 이상 지분을 가진 상장사만 무려 139개에 이른다. 국민연금 운용자산 증가 추이를 보면 지분 보유 상장사는 물론 지분율도 늘어날 전망이다. 기업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주주권행사위원회 설치에는 법 개정이 필요없다. 따라서 위원회가 만들어지고, 후속조치도 뒤따를 것으로 보이고 있다.

국민연금의 주주권은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본격 행사될 전망이다. 정부는 연내에 모든 준비를 마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주주권행사위원회가 정치인인 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인 기금운영위원회의 지배를 받지 않도록 하되 운용위 산하 ‘의결권행사위원회’를 주주권행사위로 개편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이다. 사외이사 파견과 주주총회 안건 찬반 등 민감한 의결권 행사를 하려면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는 명분을 갖추기 위해서다. 국민연금은 주주권 훼손이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주주대표소송이나 증권집단소송 등 주주 소송 참여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얼마나 파급력을 가질지다.

일단 국민연금은 지분율이 3% 이상이거나 투자 비중이 0.5% 이상인 기업을 의결권 행사 대상 기업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준대로 확정된다면 대상 기업이 무려 200여개에 달한다. 효율적인 주주권 행사는 힘들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에 용역보고서를 제공한 한국기업지배구조센터는 주주권 행사기업 수를 크게 줄일 것을 권고했다. 다른 연기금과 의결권 행사를 위한 공동위원회를 구성할 것도 제시했다. 기업의 부당 경영 행위에 맞설 힘을 키우라고 주문한 것이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에 대해 우려와 충고가 쏟아지고 있다. 일부 기업의 경우 국민연금 지분율이 오너 지분율을 웃돈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가 경영권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실제 미국 연기금인 캘퍼스는 경영 투명성에 문제가 있는 기업에 대해 경영진을 불신임하거나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등 적극 나서고 있다.

이지수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연구위원은 “의결권 행사를 위한 지침이 마련돼 있는 것처럼 장부열람, 소송제기 등 의결권을 뛰어넘는 주주권 행사를 위해 또 다른 지침이 필요하다. 세계적인 연기금은 적극적 주주권의 경계를 짓는 지침을 갖고 있다. 엄격한 지침은 취약한 독립성과 전문성을 보완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안상미 기자/ 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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