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동두천시에서 신천에 빠진 시민을 구하려다 급류에 휩쓸린 의경이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경기지방경찰청 기동단 기동11중대 소속 조민수(21·사진) 수경이 동두천시 보산동에서 숨진 채 발견된 시간은 28일 오전 2시40분께.
지난 27일 밤 조 수경은 부랴부랴 짐을 옮기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동두천시내 곳곳이 물바다로 변하면서 캠프 케이시 정문 앞 숙소 일부도 침수됐기 때문이다. 동두천에는 이틀간 500㎜라는 기록적인 집중 폭우가 내렸다.
당시 동두천지역은 신천 동광교 수위가 6.3m로 위험수위인 5.2m를 넘으면서 범람 위기를 맞아 저지대 지역 주민 600여명이 인근 동사무소와 학교, 종교시설 등으로 대피한 상황이었다.
조 수경은 동료 대원 7명과 함께 동두천경찰서를 향해 걷던 중이었다. 그는 27일 오후 9시40분께 상패교 인근 신천변에서 “살려달라”는 목소리를 들었다. 강모(57) 씨가 철조망에 매달린 채 범람 위기를 맞고 있던 신천 급류에 떠내려가기 일보직전이었다.
조 수경은 즉시 하천으로 뛰어들었다.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하는 군생활 말년이었지만 평소 의로운 성격 그대로였다고 동료 대원은 전했다. 조금씩 물속으로 들어가던 조 수경은 어느덧 가슴팍까지 물에 잠겼고 순간 중심을 잃은 채 급류에 휘말려 실종됐다.
조 수경을 뒤따르던 동료 대원은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손 쓸 겨를이 없었다”고 말했다.
철조망에 매달려 있던 강 씨는 다행히 뒤따르던 동료 대원에 의해 2시간 만에 구조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고무보트를 이용해 주변을 수색하다 5시간 만에 실종지점에서 하류로 100여m 떨어진 곳에서 조 수경의 시신을 발견했다. 1남1녀 중 막내로 수원이 집인 조 수경은 전역을 한 달 남겨둔 상태였다.
동두천=박정규 기자/fob140@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