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화가 진행될 수록 집중호우가 잦아지는 경향을 고려해 배수시설의 목표강우량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안태진 한경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29일 "지난 30년간 우리나라의 10년 빈도 강우량은 62~63mm에서 74~75mm정도로 약 15% 증가했다"며 "도시가 발전한 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린다는 것이 속설이며, 이를 고려해 목표강우량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하수관로를 설치할 때 ’빈도개념’을 적용하고 있다. 1960년대 이전에는 과거에 기록됐던 가장 많은 강우량 수준을 포용하는 ’기왕최대치법’을 적용했지만, 60년대 이후 수년간의 강우량을 평균치해 확률을 적용하고 있다. ’10년빈도 강우량’기준으로 설계했다는 것은 10년에 한번 내릴 확률만큼 많은 빗물량까지 처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서울시의 하수관로 설계 기준은 10년빈도 강우량(75mm)을 따르고 있다.
안 교수는 그러나 1960~1970년에 설계된 하수관로는 현재보다 적은 수준의 빈도 강우량이 적용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강남은 70~80년대, 구시가지의 경우 60~70년대 만들었을텐데 하수관거의 설계기준이 더 적었을 것"이라며 "미국도 아스팔트 비율이 증가하며 홍수량이 수배가 됐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즉 ’인간 활동이 홍수를 발전시킨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과거의 설계기준이 적용된 낡은 하수관로도 문제지만 빗물펌프장, 저류지, 하수관로 등의 방재성능목표가 제각각이란 점도 지적했다. 하수관로, 빗물펌프장, 저류지는 각각 5~10년, 20년, 30~50년 빈도 강우량이 적용되는데 이 때문에 하수처리가 통합적으로 이뤄지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좁은 하수관로는 과도한 비를 처리하지 못해 다른 방재시설로 빗물을 빠르게 보낼 수가 없는 반면, 넉넉한 기준의 빗물 펌프장이나 저류지는 물을 기다리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이들 방재시설에 모두 같은 방재성능목표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통합적인 홍수방어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자영 기자nointerest@heraldcorp.com